앨버커키 날씨, 사계절 기온, 비, 눈, 그리고 고도의 함정 - Albuquerque - 1

뉴멕시코 하면 사막, 사막 하면 덥다는 공식을 믿고 오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앨버커키는 고도 약 1,600미터(5,300피트)에 위치한 고원 도시라서, 단순히 '덥다' 또는 '건조하다'로 설명하기엔 계절 변화가 꽤 다양합니다. 자, 그러면 드라마 대사처럼 한번 풀어볼까요. Walter White도 앨버커키 날씨는 예측 못 했을 겁니다. 미국 기상청(NOAA) 데이터 기준으로, 앨버커키의 연평균 기온은 약 14°C(57°F) 수준입니다. 여름(6~8월) 낮 기온은 평균 32~35°C(90~95°F)까지 오르지만, 밤에는 18~20°C(65~68°F)까지 내려가 체감상 선선합니다. 습도가 낮아서 한낮의 더위도 동부 해안이나 텍사스 해안 도시에 비하면 훨씬 견딜 만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겨울(12~2월)은 낮 기온이 약 7~10°C(45~50°F), 밤 기온은 영하 2~5°C(25~28°F) 수준입니다. 눈은 내리지만 폭설 빈도는 낮습니다. 연평균 강설량은 약 10~12인치(약 25~30cm) 수준으로, 눈이 내려도 이틀 내에 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Sandia Mountains 산악 지대는 훨씬 많은 눈이 내려 스키 리조트(Sandia Peak Ski Area)가 운영됩니다. 봄(3~5월)은 바람이 가장 강한 계절로, 모래 먼지(dust storm 또는 haboob)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봄철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꽃가루와 먼지가 동시에 날리는 계절이거든요.

강수량은 연간 약 9.5인치(약 240mm)로 전국 평균의 절반도 안 됩니다. 그 적은 비마저도 약 40~50%가 7~9월 사이에 집중됩니다. 이 시기를 '몬순 시즌(Monsoon Season)'이라고 부르는데, 멕시코만에서 북상한 습기가 매일 오후 갑작스러운 뇌우를 만들어냅니다. 낮에는 맑다가 오후 3~5시 사이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강한 소나기가 쏟아지는 패턴입니다. 몬순 시즌 동안의 저녁 하늘은 번개와 구름이 뒤섞여 굉장히 극적인 풍경을 연출하는데, 사진 애호가들에게는 오히려 이 계절이 가장 인기 높습니다. 가을(9~11월)은 앨버커키의 가장 인기 있는 계절로, 10월 초 International Balloon Fiesta가 열리는 시기와 맞물려 기온도 쾌적하고 하늘도 맑습니다.

고도와 관련된 주의사항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해수면 기준에서 살다가 앨버커키로 이사하면 첫 1~2주는 두통, 피로감, 수면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고도 적응 반응입니다.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시고 격렬한 운동은 잠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고도가 높아 자외선 지수가 낮은 해안 도시보다 상당히 강합니다. 선크림은 사계절 필수 아이템이며, 선글라스도 챙기는 것을 권장합니다. 연간 310일 이상 맑은 날씨라는 것은 그만큼 자외선에 노출되는 날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뉴멕시코 살면서 날씨 하나는 정말 불만이 없다는 말, 이제 이해가 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