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was a freak accident.” 내가 못아들은 이유  - Buena Park - 1

미국에 20년 넘게 살았는데도 가끔 처음 듣는 영어 표현이 나온다. 사실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영어를 다 아는 건 아니니까.

얼마 전 중국계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 삼촌 이야기가 나왔다.

삼촌이 중국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과일 같은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목에 걸렸다고 한다.

기도가 막혀 질식했고 발견을 늦게해서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결국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다.

그 얘기를 듣고 있는데 친구가 (사실 나보다 영어를 더 잘 하는 친구다) 말했다.

"That was a freak accident."

그런데 내 귀에는 순간 이렇게 들렸다.

"Prick accident?"

Prick accident?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Prick이라는 단어는 알고 있었다. 원래 동사로는 바늘 같은 뾰족한 것으로 "찌르다"라는 뜻이 있다. 그리고 재수 없는 놈 보고 'prick' 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을 가리켜 대놓고 면전에서 "prick"이라고 하면 상당히 무례한 욕이다.

그러니 친구가 삼촌의 안타까운 사고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prick accident"라고 하니 내 머릿속에서는 연결이 안 됐다.

집에 와서 찾아보고 나서야 알았다. Prick accident가 아니라 "freak accident"였다.

Freak accident는 미국에서 꽤 흔하게 사용하는 표현이다. 쉽게 말하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예상하기 어려운 뜻밖의 사고를 말한다.

"뜻밖의 사고", "황당할 정도로 운이 나빴던 사고", "예측하기 어려운 우발적인 사고" 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예를 들어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물건이 떨어져 크게 다치거나, 아무 문제 없이 음식을 먹다 음식 조각이 기도를 막아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다.

친구 삼촌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에서 평범하게 음식을 먹다가 목에 걸렸고 그것이 질식과 사망으로까지 이어졌다.

가족 입장에서는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가

"It was a freak accident."

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여기서 freak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괴짜"라는 뜻과는 조금 다르다.

freak accident라는 하나의 표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우연히 발생한", "예상하기 어려운"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그래서 미국 사람이 "It was just a freak accident." 라고 하면 "그건 정말 예상할 수 없었던 사고였어."

"정말 운이 나빴던 우발적인 사고였어."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재미있는 것은 freak과 prick이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귀에는 순간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화 중 빨리 지나가면 앞부분을 놓쳐 전혀 다른 단어로 알아들을 때가 있다.

미국에서 20년을 살아도 이런 일이 생긴다.

처음에는 "prick accident가 대체 뭐야?"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미국 사람들이 흔히 쓰는 freak accident였다.

영어는 단어 하나 잘못 들으면 뜻이 산으로 간다.

더구나 이번에는 freak을 prick으로 잘못 들었으니 뜻이 산으로 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산으로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