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 상사와의 1:1 미팅, 무슨 말을 해야 하나 - Albuquerque - 1

금요일 오후에 30분짜리 1:1 미팅이 잡혀 있는데, 정작 들어가면 "별일 없습니다"로 5분 만에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가 부담스러워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은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준 적이 없어서예요.

그런데 이 시간이 생각보다 큽니다. 1:1 미팅을 연구해온 스티븐 로겔버그 교수는 주 30분짜리 면담이 1년이면 한 사람당 25시간쯤 된다고 계산했습니다.

1년에 25시간을 상사와 단둘이 쓰는 셈인데, 그걸 안부 인사로만 채우면 아깝죠.

갤럽 조사를 보면 미국 직장인 가운데 자기 일에 몰입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1%에 그칩니다.

직장에서 무엇을 기대받는지 분명히 안다고 강하게 동의한 사람은 46%인데, 2020년 3월 56%에서 10퍼센트포인트나 내려간 수치예요.

이 숫자는 처음 봤을 때 좀 놀랐습니다. 절반 넘는 사람이 뭘 해야 잘한 게 되는지 모르는 채로 출근한다는 뜻이니까요.

같은 기관의 연구에서는 팀 몰입도 차이의 최소 70%가 관리자에게서 갈린다고 봅니다.

상사와 정기적으로 만나는 직원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몰입 상태일 확률이 거의 세 배 높았습니다. 정기 면담이 없는 쪽은 15%만 몰입 상태였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 저는 세 덩어리로 준비해 가시라고 권합니다.

첫째는 지난주에 끝낸 것, 둘째는 지금 막혀 있는 것, 셋째는 상사가 결정해줘야 넘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Here is what I finished, here is where I am stuck, and here is what I need a decision on." 정도면 충분합니다.

막힌 걸 말하면 무능해 보일까 봐 걱정된다면 순서를 바꿔보세요. 문제만 던지는 대신 "이렇게 해볼 생각인데 괜찮을까요"로 안을 붙이면 대화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기대치 확인은 분기에 한 번쯤 꼭 넣으시길 권합니다.

"What does a strong quarter look like for my role?" 같은 질문 하나면 앞서 본 46%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요.

피드백을 청할 때는 "피드백 있으세요?"보다 범위를 좁히는 쪽이 낫습니다.

"제가 딱 한 가지만 바꾼다면 뭘 바꾸는 게 팀에 제일 도움이 될까요?"처럼 물으면 상대도 빈말 대신 구체적인 답을 내놓더군요.

커리어 이야기도 미루지 마시길. 같은 조사에서 직장에 내 성장을 북돋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강하게 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했고, 2020년 36%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그 30% 안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반년에 한 번은 다음 단계 이야기를 내 쪽에서 먼저 꺼내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반대로 1:1에서 피해야 할 것도 분명합니다. 동료 험담, 즉흥적인 감정 배출, 준비 없이 툭 던지는 연봉 이야기죠.

연봉은 그동안의 성과 숫자와 시장 시세를 정리한 다음 별도 자리를 요청하는 편이 훨씬 잘 통합니다.

다만 오해가 많은 대목이 하나 있어요. 동료와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는 연방 노동관계법 7조가 보호하는 권리입니다.

회사가 그걸 금지하거나 그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8(a)(1)조 위반, 즉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기록입니다. 미팅이 끝나면 합의된 내용과 기한을 서너 줄로 정리해 상사에게 이메일로 보내두세요.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이 메모가 쌓이면 연말 평가 때 나를 지켜주는 근거가 됩니다.

몰입도가 낮은 걸 개인의 의욕 문제로 돌리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조직과 관리자 쪽이고, 제도가 받쳐주지 않는 자리일수록 기록과 질문이 개인이 쥘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다음 1:1 전에 딱 다섯 줄만 적어가 보시길. 준비에 5분이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