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받는 이중언어 Seal, 풀러턴 고교생 준비법 - Fullerton - 1

요즘 풀러턴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리 애 한국어로 Seal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자주 들립니다. 집에서는 한국어로 대화하는데 정작 고등학교 졸업장에는 아무 흔적이 없다면, 솔직히 아까운 일이죠.

여기서 말하는 Seal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주는 State Seal of Biliteracy입니다. 영어와 다른 언어 하나 이상을 말하기, 읽기, 쓰기 모두 높은 수준으로 해내는 고교 졸업생에게 주는 인증이에요.

제도가 시작된 건 2012년 1월 1일, AB 815라는 법이 시행되면서부터입니다. 졸업장이나 성적증명서에 금색 인장이 붙는 방식이라 대학 지원서나 이력서에 한 줄 넣기 딱 좋습니다.

캘리포니아 교육국(CDE)에 따르면 2025-26학년도에 수여된 Seal은 79,397개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숫자만 봐도 이제 소수만 챙기는 상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시죠.

그런데 2024년 1월 1일부터 AB 370이 시행되면서 기준이 꽤 바뀌었습니다. 예전 정보만 믿고 준비하면 헛걸음할 수 있으니 지금 기준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영어 쪽입니다. 아래 네 가지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됩니다.

졸업에 필요한 영어(ELA) 과목을 모두 이수하고 그 과목 평균 GPA가 3.0 이상이면 됩니다. 예전에는 2.0이었는데 AB 370으로 3.0까지 올라갔어요.

11학년 CAASPP 영어 시험에서 Standard Met 이상을 받아도 인정됩니다. 영어 AP 시험 3점 이상이나 IB 4점 이상도 됩니다.

SAT 읽기와 쓰기(Evidence-Based Reading and Writing) 영역 480점 이상도 하나의 길입니다. 영어학습자(EL)로 분류된 학생은 여기에 더해 ELPAC 구술 종합 점수 4등급이 필요합니다.

이제 진짜 핵심, 한국어 쪽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처음 막히십니다.

스페인어나 중국어는 AP 시험 3점이면 간단히 끝납니다. 그런데 AP에는 한국어 과목이 없어요. CDE가 안내하는 AP 언어 목록에도 Korean은 빠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SAT Subject Test 한국어로 대신하기도 했지만, 칼리지보드가 2021년에 Subject Test를 아예 폐지했습니다. 선배 엄마들 경험담이 지금은 안 맞는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그렇다고 길이 없는 건 아닙니다. 법이 정한 한국어 루트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고등학교 수준의 한국어 과정을 4년 이수하고 그 과목 GPA 3.0 이상을 받는 방법입니다. 해외 고교 과정이나 커뮤니티 칼리지, CSU, UC의 동급 수업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공인 시험입니다. IB 한국어 시험 4점 이상, 또는 ACTFL의 말하기 인터뷰(OPI)와 쓰기 시험(WPT)이 CDE 목록에 한국어 과목으로 올라 있습니다.

셋째, 마땅한 시험이 없는 언어를 위해 학군이 자체 시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말하기, 읽기, 쓰기를 4년 과정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걸 학군이 매년 주정부에 인증해야 합니다.

풀러턴 고교생이라면 학교부터 확인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Fullerton Joint Union 학군의 Sunny Hills 고등학교는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와 함께 한국어 과목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 학교 안내문을 보면 Seal을 받으려면 한 언어를 4년 내내 B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권합니다. 실력이 좋은 학생은 11학년에 AP나 IB 시험으로 받을 수도 있다고 적혀 있고요.

눈여겨볼 부분은 레벨 테스트입니다. 한국어나 스페인어는 시험을 쳐서 1단계를 건너뛰거나 상위 레벨로 올라갈 수 있다고 안내돼 있습니다.

집에서 한국어를 쓰는 아이라면 이걸 그냥 넘기면 손해입니다. 9학년 때 낮은 레벨에서 시작하면 4년 과정을 다 채우기 빠듯해질 수 있거든요.

다른 학교에 다닌다면 카운슬러에게 세 가지만 물어보세요. 한국어 과목이 몇 단계까지 있는지, 학군이 ACTFL이나 자체 시험을 인정하는지, 신청 마감이 언제인지요.

학교 사이트마다 안내문이 업데이트 안 된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학군 내 어떤 학교 페이지는 아직도 영어 GPA 2.0 기준을 올려두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기준은 CDE 홈페이지의 최신 요건 안내문과 교육법 51461조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도 지금 확인 가능한 최신 자료 기준이라 학년도가 바뀌면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비용 얘기도 짚고 가겠습니다. CDE는 Seal 자체에 대해 학생에게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요.

다만 ACTFL 같은 외부 시험 응시료는 별개일 수 있으니 학교가 부담하는지 미리 물어보세요. 저소득 가정에 지원이 있는지도 함께요.

신청 절차는 보통 12학년에 카운슬러를 통해 진행됩니다. 학군이 주정부에 인장을 요청하는 구조라 개인이 직접 CDE에 신청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제도가 정말 반갑습니다. 이민 가정 아이들이 집에서 쌓은 언어 능력을 결함이 아니라 자산으로 공식 인정해 주는 거니까요.

다만 한국어처럼 AP가 없는 언어는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가 길을 더 찾아야 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건 학군 차원의 지원이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나라면 9학년 시작 전에 레벨 테스트부터 보게 하고, 4년 한국어 과정과 ACTFL 시험을 투 트랙으로 준비하겠습니다. 하나가 막혀도 다른 쪽으로 받을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한국어를 귀찮아한다면 이 금색 인장을 목표로 보여주세요. 막연한 "한국어 해야지"보다 훨씬 동기부여가 됩니다. You've got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