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같은 축구팀 학부모한테 이번 시즌 등록비가 얼마냐고 물어봤다가 숫자를 두 번 확인했어요. 등록비만 그 정도인 줄 알았는데 유니폼에 원정 경기 숙박비까지 더하니 한 시즌에 벌써 목돈이 나가 있더라고요.
궁금해서 미국 유소년 스포츠 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자료를 찾아봤어요.
애스펀 인스티튜트의 2025년 조사를 보면 2024년 기준 미국 가정이 아이의 주 종목 하나에 쓴 돈은 평균 1,016달러였어요. 2019년과 비교하면 46퍼센트나 늘어난 수치라 물가 상승 속도보다 훨씬 가파릅니다.
그런데 이 1,016달러 중 순수 등록비는 197달러뿐이고, 나머지 상당 부분은 원정 경기 이동과 숙박비 278달러 같은 항목에서 나가요. 실력을 키우는 비용보다 이동하는 비용이 더 큰 셈이라 좀 아이러니하죠.
종목별로 보면 차이도 꽤 커요. 축구가 1,188달러로 가장 높았고, 농구 1,002달러, 야구 714달러, 태클 풋볼은 581달러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비용이 오른 데는 사설 레슨이나 여름 캠프 같은 항목도 한몫해요. 예전에는 팀 훈련만 받아도 됐는데, 요즘은 실력을 더 끌어올리려고 개인 레슨이나 캠프를 따로 등록하는 집이 늘면서 그 비용이 고스란히 얹어지거든요.
아이스하키는 이 조사에서 별도로 언급될 만큼 독보적이었는데, 연간 2,500달러를 넘기는 경우가 흔하다고 하네요.
여기에 아이가 주 종목 말고 다른 스포츠도 겸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평균 475달러가 추가로 들어가고, 합치면 아이 한 명한테만 연간 1,500달러 가까이 쓰고 있다는 계산이 나와요.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동네 리그 수준 얘기고, 클럽이나 트래블 팀으로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져요.
클럽 팀 가입비만 2,400달러에서 4,500달러 사이인데 이건 그냥 입장료 같은 개념이고, 종목에 따라 트래블 팀 전체 연간 비용은 7,000달러에서 13,000달러까지 올라갑니다.
아이스하키 트래블 팀은 연 1만 달러를 넘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나 봤더니 결국 원정 토너먼트 때문이더라고요.
숙박에 이동, 식비까지 더하면 원정 한 번에 300달러에서 600달러가 나가고, 시즌에 네다섯 번만 다녀도 그것만 1,200달러에서 3,600달러가 쌓여요.
가족 여행 한 번 다녀올 돈을 아이 시합 원정으로 쓰는 셈이니 웬만한 가정에는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죠.
이쯤 되면 형편에 따라 아이가 어느 수준까지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지가 갈리게 되는데, 실력보다 돈이 먼저 걸림돌이 되는 구조라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대목이에요.
그래서 요즘 학부모들이 실제로 쓰는 대안들을 정리해봤어요.
가장 먼저는 지역 커뮤니티 센터나 시청 산하 파크 디스트릭트에서 운영하는 레크리에이션 리그예요. 시즌당 등록비가 35달러에서 100달러 선이라 클럽 가입비의 몇십 분의 일 수준이거든요.
유니폼과 장비, 기름값까지 다 합쳐도 연간 500달러에서 900달러 정도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오니, 일단 여기서 시작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두 번째는 중고 장비를 활용하는 방법이에요. 플레이 잇 어게인 스포츠 같은 중고 스포츠용품점에서는 새 제품 대비 약 50퍼센트 낮은 가격에 장비를 구할 수 있습니다.
안 쓰는 장비는 반대로 그런 곳에 팔아서 현금이나 매장 크레딧으로 바꿀 수 있으니, 아이가 크면서 사이즈가 자주 바뀌는 시기에는 이 방법이 꽤 쏠쏠해요.
세 번째는 원정 경기 자체를 줄이는 선택이에요. 시즌 시작 전에 일정표를 확인해서 원정이 많은 리그 대신 근거리 위주 리그를 고르는 것만으로도 이동 비용이 크게 줄어듭니다.
네 번째는 여러 종목을 동시에 시키지 않고 한두 개로 좁히는 방법인데, 앞서 말한 다종목 추가 비용 475달러는 애초에 종목 수를 줄이면 안 쓸 수 있는 돈이잖아요.
다섯 번째는 다른 학부모들과 나누는 방식인데, 카풀은 기본이고 장비 품앗이나 단체 구매로 할인을 받는 경우도 많아요.
여섯 번째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아이 스포츠 예산을 미리 정해두는 습관이에요. 한 시즌에 얼마까지 쓸지 먼저 정해두면 나중에 추가 캠프나 사설 레슨 제안이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고 판단할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놓치기 쉬운 게 재정 지원 프로그램인데, 여러 유소년 스포츠 단체나 지역 기관이 소득 기준으로 등록비를 깎아주거나 아예 면제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니 등록 전에 꼭 문의해보시길 바라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등 저학년 때부터 굳이 트래블 팀에 넣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 레크리에이션 리그에서 시작해서 아이가 정말 좋아하고 재능도 보인다면 그때 단계를 올려도 절대 늦지 않거든요.
돈은 아이가 운동을 계속 좋아하게 만드는 데 쓰는 게 맞지, 부모의 부담만 늘리는 데 쓰이면 오래갈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KTV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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