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에 동료 하나가 점심시간마다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씩 사 마시는 걸 봤다. 저러다 1년이면 도대체 얼마를 쓰는 걸까 싶더라.
그날 저녁에 궁금해서 직접 자료를 찾아봤다. 생각보다 숫자가 꽤 구체적으로 나와 있었다.
미국인 한 명이 1년에 마시는 생수량은 평균 47.7갤런이라고 한다. 16.9온스짜리 병으로 환산하면 380병 정도 되는 양이다.
이걸 돈으로 바꿔보면 1인당 연간 100달러가 넘는다는 통계가 나온다. 혼자 사는 사람 기준으로도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다.
가족 단위로 가면 얘기가 더 커진다. 권장 섭취량대로 온 가족이 생수만 마신다고 가정하면 연간 1000달러를 훌쩍 넘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생수 가격 자체를 갤런 단위로 보면 전국 평균이 1.22달러 수준이다. 마트에서 낱개로 사면 이보다 훨씬 비싸지는 경우도 흔하다.
24병들이 한 박스가 보통 5달러에서 7달러 사이인데, 이걸 매주 하나씩 사 마신다고 치면 1년에 260달러에서 364달러가 나간다. 별생각 없이 장바구니에 넣던 물건인데 합산해보니 숫자가 제법 크게 느껴졌다.
그럼 이 돈을 정수 필터로 바꾸면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가장 흔하게 쓰는 브리타 같은 정수 필터 피처를 기준으로 계산해봤다. 필터 하나 가격은 대략 18달러 선이다.
이 필터 하나로 걸러 마실 수 있는 물의 양이 120갤런이라고 제조사 스펙에 나와 있다. 갤런당 비용으로 따지면 0.15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
생수 갤런당 1.22달러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이 정도 차이면 계산기를 두드려볼 만한 값어치가 있다.
실제로 브리타 쪽에서 공식적으로 비교한 자료를 보면, 정수 시스템과 필터 비용을 다 합쳐도 생수 대비 연간 289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초기 피처 구입비와 첫해 필터 교체비를 다 넣은 계산이라 꽤 현실적인 숫자다.
필터 두 개면 생수병 1800개를 대신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도 함께 붙어 있었다. 돈도 돈이지만 플라스틱 쓰레기가 줄어드는 건 덤으로 따라오는 이득이다.
생수 페트병을 재활용함에 넣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결국 수거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비용과 에너지가 또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살짝 놀랐다. 매주 사던 생수 한 박스 값이 필터 하나 값과 거의 비슷하다는 걸 숫자로 보니 새삼스럽더라.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필터 교체 시기를 놓치면 정수 효율이 떨어지고, 결국 물맛도 나빠진다.
그래서 필터 교체일을 휴대폰 캘린더에 미리 등록해두는 걸 추천한다. 이런 사소한 관리를 귀찮아하면 정수 필터의 장점이 반쯤 사라진다.
정수기와 필터를 처음 사는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피처와 필터를 합쳐 40달러 안팎이 들어간다.
하지만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만 지나면 이 초기 비용은 금방 회수가 된다. 그 뒤로는 순수하게 아끼는 돈만 쌓이는 구조다.
수돗물은 환경보호청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반면 생수는 상대적으로 검사 주기가 느슨하다는 지적도 있어서, 안전 면에서 정수한 수돗물이 밀리는 것도 아니다.
정수 필터 방식도 활성탄부터 역삼투압까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반 가정에서는 활성탄 피처형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비싼 시스템을 들일 필요는 없다.
수돗물 자체를 못 믿겠다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런 경우엔 피처형 대신 싱크대 부착형이나 냉장고 내장 필터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싱크대 부착형은 초기 설치비가 좀 더 들어가지만 물 쓰는 양이 많은 집일수록 갤런당 비용은 오히려 더 낮아진다. 가족이 많은 집이라면 따져볼 만하다.
오래된 아파트나 낙후된 지역일수록 수돗물 인프라 문제로 생수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한다. 이런 동네에서는 생수값이 곧 생활비 부담으로 직결된다.
그런 상황일수록 정수 필터가 단순한 절약 팁을 넘어서 실질적인 생계비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물값 몇백 달러가 누군가에게는 정말 크게 느껴지는 돈이니까.
나도 얼마 전부터 생수 사는 습관을 정수 필터로 완전히 바꿔봤다. 냉장고에 필터로 거른 물을 채워두니 굳이 마트에서 생수를 챙겨 오는 일 자체가 사라졌다.
초반 몇 주는 필터 교체 타이밍을 깜빡해서 조금 헤맸다. 그래도 익숙해지고 나니 관리가 그렇게 번거롭지는 않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초기 비용 40달러 안팎만 넘기면 그 이후는 확실히 이득이다.
매달 마트 영수증에서 생수 항목이 사라지는 걸 보는 재미도 은근히 쏠쏠하다. 작은 변화인데 체감되는 폭은 생각보다 크다.
나라면 생수 대신 정수 필터 쪽에 손을 들어주겠다. 매주 물 박스를 나르는 수고와 늘어나는 플라스틱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혹시 아직 생수 습관을 못 바꾸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한 번 계산기를 두드려보길 권한다. 생각보다 빨리 본전을 뽑는다는 걸 직접 확인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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