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공립학교 교육구, 콜로라도 최대 규모의 DPS - Denver - 1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이사 갈 때 제일 먼저 뭘 볼까요?

저는 집값보다도 학교부터 보게 되더라고요. 집이 아무리 좋아도  학군이 좋지않아 아이 교육이 걱정되면 쉽게 결정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덴버 이민이나 이사를 생각하는 부모님들이라면 꼭 한 번 알아봐야 하는 곳이 바로 덴버 공립학교, DPS(Denver Public Schools)입니다.

공립학교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규모도 크고 선택지도 다양하더라고요.

덴버 공립학교는 콜로라도에서 가장 큰 교육구입니다. 학생 수만 9만 명이 넘고, 운영하는 학교도 200개 이상입니다.

유치원 전 단계인 TK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고,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만 90개가 넘는다고 하니 분위기인지 짐작이 되더라고요.

한국 부모 입장에서는 이게 장점이면서도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가 영어 때문에 뒤처지지는 않을까?"

그런데 DPS는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ELL 프로그램이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지원이 있고, 교사들도 다문화 학생들을 많이 지도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에 처음 오는 아이들도 적응을 도와주는 시스템이 생각보다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건 차터스쿨입니다.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공립학교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교육 방식은 조금 더 자유롭게 운영하는 학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덴버는 차터스쿨 비중이 상당히 높은 도시입니다.

특히 DSST 같은 학교는 수학과 과학 교육으로 유명하고, 대학 진학률도 높은 편이라 경쟁이 꽤 치열합니다. KIPP 계열 학교도 학부모 만족도가 높은 학교로 자주 이야기됩니다.

덴버 공립학교 교육구, 콜로라도 최대 규모의 DPS - Denver - 2

그러니까 덴버에서는 "우리 동네 학교니까 그냥 간다"보다는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찾아보는 문화가 꽤 자리 잡은 느낌입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중언어 교육입니다.

미국에서 스페인어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거의 두 번째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덴버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함께 배우는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중국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영어 하나만 잘하는 것보다 두 가지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도 아이에게 큰 자산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덴버 교육구의 또 다른 장점은 오픈 인롤먼트(Open Enrollment) 제도입니다.

한국처럼 무조건 집 앞 학교만 가는 것이 아니라, 자리가 있으면 다른 학교에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기 학교는 경쟁이 있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다는 것이 정말 큰 장점입니다.

학교를 고를 때도 막연히 소문만 듣는 것이 아니라 DPS에서 제공하는 학교 성과 자료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교별 학업 성취도와 여러 평가 자료가 공개되어 있어서 비교해 보고 지원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학교마다 차이가 꽤 큽니다.

같은 덴버 공립학교라도 어떤 학교는 대학 진학률이 높고 학부모 만족도가 좋은 반면, 어떤 학교는 평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덴버 공립학교니까 다 좋겠지"라고 생각하면 조금 위험합니다. 반드시 개별 학교를 하나씩 살펴봐야 합니다.

또 인기 차터스쿨은 추첨이나 대기 명단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사실 가장 중요한 게 마음 놓고 학교를 보낼 수 있는 환경이잖아요.

제가 자료를 보면서 느낀 건 덴버는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정말 많은 도시라는 점이었습니다.

집을 구할 때도 어느 교육구인지, 어떤 학교 배정을 받을지, 차터스쿨 지원은 가능한지까지 함께 살펴본다면 아이에게 훨씬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좋은 교육은 비싼 학원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좋은 학교와 좋은 친구, 그리고 부모의 관심이 함께 만들어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때문에 덴버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집값만 보지 마시고 학교부터 꼭 천천히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그때 조금 더 알아볼걸" 하는 후회는 안 했으면 좋겠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