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이유 - Dallas - 1

요즘에는 케이블이다 OTT 그리고 유튜브 같은 매체가 많아지다보니 옛날 한국 방송을 생각하면 참 많이 변했다고 느껴진다.

내가 젊었을 때만 해도 공중파에서 욕설은 거의 금기였다. 영화에서 욕이 나오면 어김없이 '삐' 소리가 들어갔고 자막에도 그대로 쓰지 않았다.

그러다 케이블 방송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에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지상렬같은 개그맨들이 나오는 성인방송에서 가벼운 욕 정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만 해도 당시에는 "케이블이라 역시 세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 유튜브를 보면 그 시절 케이블 방송은 거의 모범생 수준이다.

유튜버들이 이야기하다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쌍욕을 그냥 한다.

그것도 흥분해서 실수로 한 번 나오는 수준이 아니다. 욕 자체가 그 사람의 말투가 돼버린 채 20분, 30분 방송을 하는 경우도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유튜브 규정을 보면 욕설 자체를 무조건 금지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유튜브는 강한 욕설이 있다고 영상을 무조건 삭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2025년에는 광고 정책까지 완화돼 영상 시작 7초 안에 강한 욕설이 등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광고 수익을 제한하지 않도록 바뀌었다.

물론 제목이나 썸네일에 심한 욕을 넣거나 영상 대부분을 욕설로 도배하는 경우에는 광고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인종이나 종교를 이유로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혐오표현은 또 별도의 문제다.

그런데 내가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은 먹방이나 섭식장애 관련 콘텐츠다.

유튜브는 이쪽에는 상당히 민감하다.

그냥 많이 먹는 먹방을 금지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폭식이나 구토, 굶기 같은 섭식장애 행동을 미화하거나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따라 하도록 만드는 콘텐츠는 제한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 쌍욕은 하는데 그건 괜찮고 먹는 것은 규제한다고?

그런데 기준을 자세히 보면 나름 이유는 있다.

욕설은 기본적으로 표현의 문제로 보는 반면 섭식장애나 자해처럼 따라 했을 때 실제 신체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는 위험행동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 넷플릭스까지 등장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접하는 영상 언어는 한 번 더 달라졌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예전 한국 TV에서는 듣기 어려웠던 수준의 욕설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온다.

차이가 있다면 넷플릭스는 유튜브처럼 누구나 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이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를 등급별로 제공하는 OTT라는 점이다.

그래서 욕을 전부 없애는 방식보다 "이 작품은 어느 연령부터 볼 수 있는가"를 정하는 쪽에 가깝다.

한국의 영상물 등급 기준을 봐도 '대사'가 별도의 심사 요소다.

욕설, 비속어, 저속한 표현이 얼마나 강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에 따라 다른 요소들과 함께 관람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도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콘텐츠에 전체관람가, 12세, 15세, 청소년관람불가 같은 등급을 붙이고 있다.

부모가 프로필별로 관람등급을 제한하거나 특정 작품을 아예 차단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그러니까 넷플릭스식 사고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성인이 보는 드라마에서 성인이 욕하는 것을 굳이 '삐' 처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서 세대 차이를 느낀다. 옛날에는 TV에서 누가 욕 한마디 하면 그 자체가 뉴스가 될 정도였다.

방송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온 가족이 거실에 앉아서 같이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버지는 넷플릭스를 보고, 엄마는 유튜브를 보고, 아이는 자기 방에서 태블릿을 본다. 방송국 하나가 모든 국민에게 같은 화면을 보내던 시대가 끝난 것이다.

그러면서 욕설을 관리하는 방법도 "욕을 못하게 한다"에서 "누가 볼 수 있는지를 구분한다"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유튜브다.

넷플릭스는 최소한 관람등급이라는 울타리가 상당히 분명하다.

넷플릭스에서도 프로필의 관람등급을 제한할 수 있고 특정 작품을 차단할 수도 있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타고 짧은 영상 하나가 순식간에 수백만 명에게 퍼질 수 있다.

그래서 가끔 유튜브를 보다가 쌍욕이 계속 나오는 영상을 만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욕에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닐까.

이제 유튜브에서는 개인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훨씬 거친 언어까지 일상적으로 소비된다.

시대가 변했으니 옛날 방송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래도 표현의 자유와 별개로 한 가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욕을 할 자유가 생긴 것과 욕이 일상적인 방송 언어가 되는 것은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단순히 방송 규제가 느슨해진 것이 아니라 '방송'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