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하면 카우보이, 카우보이 하면 포트워스. 그냥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로 카메라가 그걸 증명해 왔다.
포트워스는 텍사스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촬영된 도시고, 지금까지 331편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이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숫자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포트워스에는 할리우드 세트장이 따로 필요 없는 장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 중심에 Fort Worth Stockyards가 있다. 1893년에 문을 연 이 축산 지구는 지금도 매일 소 떼가 지나가는 퍼레이드를 하는 곳인데, 영화 세트장으로도 단골로 등장한다. Walker, Texas Ranger에서는 Rangers가 즐겨 찾는 바로 White Elephant Saloon이 등장했고, 1883에서는 Dutton 가족이 텍사스를 가로지르는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다. Prison Break, Queen of the South, Necessary Roughness, Pure Country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Stockyards는 "진짜 텍사스"의 레퍼런스로 쓰였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세트 없이도 시대 분위기가 나는 곳이니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Walker, Texas Ranger는 1993년 CBS에서 처음 방영됐고, 2001년까지 8시즌을 이어갔다. 포트워스가 배경이었고, Tarrant County Courthouse가 Rangers Headquarters로 등장했다. 이 드라마 하나로 포트워스의 이름이 미국 전역 거실에 매주 흘러들어갔다.
1883은 그 바통을 이어받은 셈인데, Paramount+에서 Yellowstone 프리퀄로 방영되면서 다시 Stockyards가 스크린을 채웠다. 시대는 달라도 장소는 같다는 게 흥미롭다.
1976년 Logan's Run에서는 Fort Worth Water Gardens가 등장한다. 샌드맨이 컴퓨터가 말한 세상 밖의 현실을 발견하는 장면을 바로 여기서 찍었는데, SF 영화에 포트워스 도심이 들어갔다는 게 당시에는 꽤 신선한 선택이었다. 이 Water Gardens는 지금도 다운타운 한가운데 있어서, 포트워스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 이거 어디서 봤는데" 하는 반응을 보이는 장소 중 하나다. 장소 자체가 스스로 기억을 만들어낸 케이스다.
포트워스가 filming location으로 계속 선택받는 건 그냥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Stockyards 같은 곳은 19세기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카우보이 문화가 박물관 안이 아니라 거리에서 살아 숨쉰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cost-effective하고, 관객 입장에서는 authentic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텍사스가 배경인 작품이라면 포트워스를 검토 안 할 이유가 없는 구조다. 이 도시의 영화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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