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늦게 퇴근하는 길에 달이 유난히 밝았습니다. 그날 휴대폰으로 지인의 첫 월급 명세서 사진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금액이 한참 적다며 속상해하더군요.
새 직장에 들어가면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계약서에 적힌 연봉을 나눠보면 분명 이 정도는 들어와야 하는데, 통장에 찍힌 숫자는 영 다릅니다.
그 사라진 돈이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W-4 한 장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오늘은 차분히 정리해 보려 합니다.
먼저 페이스텁에서 빠지는 항목부터 보겠습니다. 소셜시큐리티세 6.2%와 메디케어세 1.45%, 합쳐서 7.65%는 W-4와 상관없이 정해진 비율로 나갑니다.
여기에 연방 소득세 원천징수가 붙고, 뉴욕에서 일하면 주 소득세가 따로 빠집니다. 뉴욕시 거주자라면 시 소득세까지 더해집니다.
이 중에서 내가 서류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연방 소득세입니다. 그 기준을 회사에 알려주는 서류가 Form W-4입니다.
그런데 입사 첫날 서류 더미 속에서 이걸 대충 넘기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빈칸 그대로 낸 적이 있습니다.
W-4를 아예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IRS 규정상 회사는 미혼(single)이고 아무 조정도 없는 사람으로 보고 세금을 떼게 됩니다.
결혼해서 부부 합산으로 신고할 사람이나 자녀가 있는 사람은 이렇게 되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떼입니다. 첫 월급이 유독 적게 느껴지는 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물론 더 낸 돈은 다음 해 세금 보고 때 환급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일 년 내내 내 돈을 이자 없이 정부에 맡겨두는 셈이라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반대 방향의 실수가 더 아픕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직장을 두 개 다니거나 부부가 둘 다 일하는데 Step 2를 비워두는 겁니다.
회사마다 각자 내 소득이 그 직장 하나뿐이라고 가정하고 세금을 떼기 때문에, 합쳐놓고 보면 원천징수가 모자라게 됩니다. 매달 월급은 넉넉해 보이는데 이듬해 봄에 큰 세금 고지서를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Step 3 부양가족 칸도 조심해야 합니다. 2026년판 W-4에서는 17세 미만 자녀 한 명당 금액이 2,200달러로 올랐습니다.
자격이 안 되는 가족까지 넣거나 배우자와 둘이 같은 아이를 각자 W-4에 올리면, 그만큼 세금이 덜 떼어지고 결국 나중에 한꺼번에 내야 합니다.
Exempt, 즉 면제 체크도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작년에 연방 소득세가 전혀 없었고 올해도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면제는 해마다 다시 신청해야 하고, 다음 해 2월 15일까지 새 W-4를 내지 않으면 회사는 다시 미혼 기준으로 원천징수를 시작합니다.
2026년판 W-4는 IRS가 2025년 12월에 확정했습니다. 면제를 원하면 이제는 글씨로 쓰는 대신 체크박스에 표시하도록 바뀌었습니다.
공제 워크시트에도 팁과 초과근무 수당 공제 항목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식당이나 현장에서 오버타임이 많은 분들은 한 번 들여다볼 만합니다.
원천징수가 모자라면 환급 대신 세금을 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납부할 세금이 1,000달러 이상 남으면 과소납부 벌금(underpayment penalty)이 붙을 수 있습니다.
다만 올해 세금의 90% 이상, 또는 작년 세금의 100% 이상을 이미 냈다면 보통 벌금은 피할 수 있다고 IRS는 안내합니다. 고소득자에게는 별도 기준이 있습니다.
일부러 세금을 줄이려고 근거 없이 W-4를 쓰면 500달러 민사 벌금 규정도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까지 처벌하는 건 아니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뉴욕은 주 세금용으로 IT-2104라는 서류를 따로 받습니다. W-4만 내고 이건 빠뜨리는 분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IT-2104에는 뉴욕시 거주자인지 표시하는 칸도 있고, 직장이 둘이면 각 회사에 따로 내라고 되어 있습니다. 매년 한 번씩 다시 보라는 안내도 붙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하면 될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IRS 홈페이지의 Tax Withholding Estimator를 써보는 겁니다.
최근 페이스텁과 작년 세금 보고서를 옆에 두고 25분 정도 입력하면, 결과에 맞춰 W-4를 바로 만들어 줍니다. 이름이나 소셜번호는 묻지 않습니다.
결혼이나 출산, 이직, 부업 시작처럼 생활이 바뀌었을 때는 W-4를 새로 내는 게 맞습니다. 연중 언제든 회사에 다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저라면 첫 월급을 받는 날 페이스텁을 펼쳐 연방 원천징수 금액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계산기를 한 번 돌려본 뒤 필요하면 바로 고쳐 내겠습니다.
환급을 크게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매달 손에 쥐는 돈이 더 소중한 시기도 있습니다. 반대로 봄에 목돈이 나가는 건 누구에게나 쓰라린 일입니다.
서류 한 장이 일 년 살림을 좌우한다니 조금 허탈하기도 합니다. 오늘 밤엔 달빛 아래 소주 한 잔 기울이면서, 내일 아침 HR에 W-4부터 다시 물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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