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처음 와서 마트에 갔을 때 제일 놀란 곳이 코스코 가서 본 고기 코너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스테이크라고 하면 특별한 날 식당 가서 먹는 음식이었는데 여기서는 그냥 고기 부위별로 골라서 슥 구워먹는 평범한 메뉴더군요.
그래서 3센치 넘는 두꺼운 소고기 사다가 대충 구우면 다 스테이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몇 년 동안 이것저것 구워 먹어보니 알겠더군요.
스테이크는 고기 선택부터 굽는 방법까지 생각보다 꽤 복잡합니다.
우선 부위가 중요합니다. 립아이는 마블링이 좋아서 고소하고, 뉴욕 스트립은 씹는 맛과 고기 향이 좋습니다.
텐더로인은 안심이라 부드럽지만 지방 맛은 조금 덜합니다. 티본이나 포터하우스는 안심과 등심을 같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미국 마트에서 고기 살 때는 등급도 봐야 합니다.
셀렉트는 지방이 적어서 조금 퍽퍽할 수 있고 초이스는 가격과 맛의 균형이 좋아 집에서 먹기 가장 무난합니다.
프라임은 마블링이 많고 맛있지만 가격도 꽤 올라갑니다.
와규는 입에서 녹는 맛이 있지만, 자주 먹기에는 느끼하고 부담스럽습니다.
아시다시피 와규(Wagyu)는 일본에서 개량한 스테이크에 특화된 소 품종을 말합니다.
단순히 비싼 소고기가 아니라, 근육 사이에 하얀 지방이 촘촘하게 퍼진 뛰어난 마블링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미국에서도 일본산 와규와 미국산 와규(American Wagyu)를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미국산 와규 스테이크가 1파운드당 약 30~80달러, 일본산 A5 와규는 같은 무게 기준 100~200달러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요즘은 정말 스테이크도 너무 비싸졌더군요.
날잡고 먹으려 좋은거 2인분 사보니까 무려 150불이 넘어갈 정도입니다. 레스토랑에서는 1인분에 299불 인곳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미식가들도 와규는 100~200g 정도만 먹고 USDA 초이스나 프라임 등급 스테이크를 더 자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USDA 초이스 정도가 제일 실속 있다고 봅니다.
굽기 전에는 냉장고에서 꺼내 30분 정도 실온에 두고, 키친타월로 표면 수분을 잘 닦아야 합니다.
소금과 후추는 넉넉히 뿌리고, 팬은 연기가 살짝 날 정도로 뜨겁게 달굽니다.
그래야 겉에 갈색 크러스트가 생기고 고기 맛이 살아납니다.
두께 1인치 정도면 미디엄 레어 기준으로 한 면당 3~4분 정도 굽습니다.
마지막에 버터, 마늘, 로즈메리나 타임을 넣고 녹은 버터를 고기 위에 끼얹어 주면 맛이 확 좋아집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레스팅입니다. 다 구웠다고 바로 자르면 육즙이 다 빠집니다.
접시에 올려놓고 5분에서 10분 정도 그냥 둬야 합니다.
이 기다리는 시간이 스테이크 맛을 살립니다.
미국식으로 먹으려면 구운 아스파라거스, 매시드 포테이토, 버섯, 샐러드, 레드와인 같은 걸 곁들이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밥이랑 먹는 게 제일 좋습니다.
좋은 부위 고르고, 잘 굽고, 조금 기다렸다가 맛있게 먹는 것. 그게 진짜 스테이크 잘 먹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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