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 Worth가 카우보이 도시로 굳어진 이유 - Fort Worth - 1

처음 Fort Worth에 갔을 때 공항 화장실에서도 longhorn 그림을 봤다.

그때 생각했다. 서부 이미지를 관광 상품으로 파는 게 아니라 그게 곧 정체성인 도시. Cowtown이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Fort Worth가 Cowtown이 된 건 Chisholm Trail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텍사스에서 캔자스까지 소를 몰던 카우보이들이 북쪽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르던 보급 기지가 이 도시였다. 1900년대 초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cattle market 중 하나로 꼽혔고, 1917년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세계 최대 horse and mule market이라는 타이틀도 가졌다. Stockyards의 Fort Worth Livestock Exchange가 Wall Street of the West라고 불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1993년, Chuck Norris가 들어왔다. Walker, Texas Ranger는 CBS에서 9시즌 동안 방영된 액션 드라마였는데, 텍사스 레인저가 Fort Worth를 누비며 정의를 구현한다는 설정이었다. Tarrant County Courthouse가 레인저 본부로, Stockyards의 White Elephant Saloon이 단골 술집 CD's Bar로 화면에 등장했다

Chuck Norris는 처음부터 텍사스에서 찍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덕분에 이 드라마는 거의 모든 장면을 DFW 지역에서 촬영했다. 9년 동안 매주 텍사스 레인저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등장하는 걸 전국 시청자가 봤으니, Fort Worth의 서부 이미지가 안방극장을 타고 미국 전역에 박힌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요즘은 어떠냐고? 여전히 매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4시, Exchange Avenue에서 cattle drive가 진행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루 두 번 정기 cattle drive를 하는 곳이다. 2023년에 Visit Fort Worth가 The Unexpected City라는 새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그게 Cowtown 이미지를 밀어내려는 게 아니라는 걸 도시 스스로 강조했다.

카우보이와 현대 도시가 공존하는 것, 그게 Fort Worth의 brand다. Walker Texas Ranger는 이미 재방송이 됐지만, 그 드라마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Stockyards의 흙먼지만큼이나 이 도시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도시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수십 년의 역사와 그걸 재해석한 콘텐츠가 층층이 쌓여야 한다. Fort Worth는 그 작업을 꽤 솔직하게, 그리고 꾸준히 해온 도시다. 카우보이 이미지가 촌스럽다고 고개 돌리지 않고, 오히려 그걸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현재와 연결했다. 그게 통했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