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퍼낸도(San Fernando)와 인근 밸리 지역에 살다 보면 생각보다 지역 행사가 정말 많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LA 다운타운처럼 대규모 축제는 아니더라도 가족끼리 나들이하기 좋은 행사들이 계절마다 열려서 주말을 보내기 딱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주택가만 있는 조용한 동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지역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꽤 다양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행사 가운데 하나는 Valley Greek Festival입니다. 그라나다 힐스에 있는 세인트 니콜라스 그리스 정교회에서 매년 개최되는데, 2026년에는 무려 50주년을 맞이한 역사 깊은 축제입니다. 올해는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 동안 열렸고, 입장료도 무료라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았습니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그리스 전통 음식 냄새부터 사람들을 반기는데, 자이로와 수블라키, 무사카, 바클라바 같은 정통 그리스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전통 춤 공연과 라이브 음악, 다양한 핸드메이드 공예품까지 함께 즐길 수 있어 마치 잠시 그리스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좋은 대표적인 다문화 축제입니다.
가을이 되면 많은 주민들이 기다리는 Sylmar Olive Festival도 있습니다. 실마 지역은 오래전부터 올리브 농업으로 유명했던 곳이라 그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올리브 축제가 열립니다. 행사장에서는 올리브오일과 각종 올리브 제품은 물론, 지역 농산물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부스들이 줄지어 들어섭니다.
라이브 공연과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 행사입니다. 대형 상업 축제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연말에는 샌퍼낸도 시에서 직접 주관하는 Holiday Tree Lighting 행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청 인근 광장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으로, 라이브 공연과 캐럴, 어린이 프로그램 등이 함께 진행됩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네 주민들이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함께 즐기는 따뜻한 행사입니다. 화려한 관광 명소는 아니지만 이런 소박한 분위기가 오히려 미국 동네 축제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Valley Film Festival도 추천할 만합니다. 노스 할리우드(NoHo Arts District)에 있는 엘 포탈 극장에서 매년 가을 열리는 독립영화제로, 2000년부터 이어져 온 밸리 지역의 대표 문화 행사입니다. 단편영화와 장편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작품들이 상영되며, 감독과 제작진을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도 종종 열립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또 다른 신선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어 영화 애호가들에게는 꽤 인기 있는 행사입니다.
이처럼 샌퍼낸도와 주변 밸리 지역은 단순한 주거도시가 아니라 문화와 지역 공동체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그리스 문화축제부터 지역 농업을 기념하는 올리브 페스티벌, 따뜻한 크리스마스 행사, 독립영화제까지 계절마다 색다른 즐길 거리가 이어집니다.
관광객에게는 현지 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기회가 되고, 주민들에게는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주는 행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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