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 상권을 이야기할 때 요즘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중국 상점이 너무 많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Flushing 메인 스트리트를 걸어보면 간판부터 분위기까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바로 느끼게 된다. 과거의 플러싱은 한인 중심 상권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은행, 병원, 부동산, 식당, 학원까지 한국말로 생활이 가능한 동네였고, 중국 상점들도 분명 있었지만 지금처럼 압도적인 존재감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홍콩계 중국인들과 한인들이 많은 상점을 이웃으로 두고 섞여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균형이 잡혀 있었던 시절이다.

지금의 플러싱은 확실히 다르다. 중국 상점의 숫자뿐 아니라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이민 1세대가 운영하는 가족 단위 가게가 많았다면, 요즘은 자본력이 있는 중국계 기업형 상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제법 규모도 크고 인테리어도 통일감 있게 잘 꾸며져 있고, 한 가게가 아니라 여러 지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음식점만 봐도 단순한 동네 중식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요리를 전문으로 내세우는 곳들이 늘어났고, 가격 경쟁도 훨씬 치열해졌다.

과거와 가장 큰 차이는 회전 속도다. 예전 플러싱 상권은 비교적 느리게 돌아갔다. 단골 위주였고, 주말 장사가 중요했다. 지금은 유동 인구 자체가 달라졌다. 중국 본토에서 온 방문객, 단기 체류자, 다른 보로에서 넘어오는 손님들까지 합쳐지면서 하루 종일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가게들이 늘어난 것도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풍경이다.

이 변화는 임대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중국 상점들이 늘어나면서 상권 가치가 올라갔고, 그 결과 임대료도 크게 뛰었다. 예전에 한인 소상공인이 감당하던 수준을 훌쩍 넘는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자본력이 약한 가게들은 밀려났고, 그 자리를 중국계 상점들이 채웠다. 이 과정에서 한인 상권의 중심축은 플러싱 메인에서 조금씩 외곽으로 이동하게 됐다. 노던 불러바드 쪽이나 머레이힐, 베이사이드로 빠져나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언어다. 과거에는 한국어와 영어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중국어가 상권의 기본 언어처럼 느껴진다. 메뉴판, 광고 전단, 간판까지 중국어가 기본이고 영어는 보조인 경우도 많다. 한인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이게 플러싱이 가진 현실이라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플러싱의 변화는 상권의 흥망이라기보다는 주도권의 이동에 가깝다. 한때는 한인 이민자들의 성장 무대였고, 지금은 중국계 이민자들의 확장 공간이 됐다.

지금의 플러싱은 더 붐비고 더 활기차졌지만, 동시에 예전의 정서적인 친숙함은 많이 옅어졌다. 그게 좋다 나쁘다기보다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또 새롭게 바뀌는 중인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