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지도를 펼쳐놓고 텍사스 서쪽 끝을 찾아가면 멕시코와 맞닿은 도시 하나가 나온다.
인구 676,000명이 넘는 웨스트 텍사스 최대 도시, 엘파소(El Paso, TX)다. 이 도시를 처음 들었을 때 '그게 어디 있는 거야?'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실제로 가보면 이 도시만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곳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엘파소는 미국에서 22번째로 큰 도시이자 텍사스에서 여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다. 리오그란데(Rio Grande) 강 북쪽에 위치해 멕시코 Ciudad Juárez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두 도시를 합치면 250만 명이 넘는 메가 국경 도시권이 된다. 미국과 멕시코 문화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섞인 곳은 미국 어디서도 찾기 어렵다.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영어는 옵션처럼 들리는 순간도 꽤 있다.
날씨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엘파소는 연중 300일 이상 햇빛이 드는 sunshine city다. 평균 강수량이 연 8.8인치(223mm)밖에 안 되는 반사막 기후라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 여름엔 화씨 100도(섭씨 38도)가 넘는 날도 있지만 humidity가 낮아서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 겨울은 온화한 편이고 눈이 내리는 날은 손에 꼽는다. 이 날씨 덕분에 야외 활동하기엔 미국 어디보다 좋은 조건이다.
관광 명소로는 프랭클린 산(Franklin Mountains State Park)이 빠질 수 없다. 도심 안에 완전히 위치한 미국 최대 규모의 도심 공원 중 하나로, 면적이 24,247에이커에 달한다. 최고봉인 North Franklin Mountain의 높이는 7,192피트(2,192m)다. 하이킹, 바위타기, 사이클링 등을 즐기는 locals이 항상 가득하다. 역사 관심자라면 1682년에 지어진 Ysleta Mission을 꼭 가봐야 한다. 텍사스에서 가장 오래된 지속 운영 교구로, 미국-멕시코 이중 역사의 살아있는 증거다. 1930년에 개장한 Plaza Theatre도 엘파소 다운타운의 랜드마크로 지금도 공연장으로 운영 중이다.
엘파소 경제는 국제무역, 군사기지(Fort Bliss), 의료, 관광, 서비스업이 중심이다. 관광 산업만 해도 연간 15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23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들인다. Fort Bliss는 미군 최대 기지 중 하나로 도시 경제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인구 구성은 히스패닉계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이 다양성이 엘파소 음식 문화의 핵심이다. 텍멕스(Tex-Mex) 요리의 본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칠라다, 타코, 칠레 레예노 — 진짜 border food를 맛보고 싶다면 엘파소가 정답이다.
교통은 El Paso International Airport(ELP)가 주요 관문이다. 다운타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뉴멕시코주 Las Cruces와도 가까워 하이킹이나 White Sands National Park 방문의 베이스캠프로도 활용할 수 있다. 버스와 streetcar 노선이 다운타운을 커버하지만 렌터카가 있으면 훨씬 편하다. 결론적으로 엘파소는 화려한 대도시는 아니지만, 국경 문화, 사막 자연, 군사 역사, 진짜 텍사스 음식이 한 곳에 압축된 도시다. 한 번쯤 직접 가서 확인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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