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140,000. 미국 전체 중위 가구소득 $78,538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아주 쎈 편입니다. 집집마다 한국돈으로 2억은 번다는 이야기니까요.
이래서 샌프란시스코는 그냥 부유한 도시가 아닙니다. 소득 구조 자체가 다른 도시와 차원이 다릅니다.
Census ACS 2023 기준으로 집계된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오랫동안 이 시장을 지켜본 저의 입장에서도 또한번 놀라게 되네요.
왜 이렇게 높을까요?
실리콘밸리의 확장이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 뻗어 있기 때문입니다. Salesforce, Twitter(현 X), Airbnb, Stripe 같은 테크 기업 본사가 시내에 밀집해 있고, 수많은 스타트업 직원들이 연봉 $150,000~$200,000 이상을 받으며 시내에 거주합니다.
이들의 소득이 전체 중위값을 강하게 끌어올립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샌프란시스코 모든 주민의 현실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션 디스트릭트의 이민자 가구, 텐더로인 지역의 저소득 가구는 이 평균에서 한참 벗어납니다. 소득 분포가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도시라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소득 수준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샌프란시스코의 단독주택 중위 가격은 현재 약 $130만~$160만 수준을 오가고 있습니다. 콘도는 $70만~$100만 선이 일반적이고, 빅토리언 스타일의 싱글패밀리 홈은 $200만을 넘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연소득 $140,000의 가구가 $150만짜리 집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20% 다운페이먼트 $30만을 제외한 모기지 부담이 월 $8,000~$9,000에 달할 수 있습니다. 소득 대비 주거 부담률이 40~50%를 초과하는 상황입니다. 높은 소득이 높은 집값을 밀어올리고, 다시 그 집값이 높은 소득을 가진 사람만 남게 하는 구조입니다.
이 도시에서 10년 넘게 시장을 관찰하면서 확인한 패턴이 있습니다. 테크 업계 호황기에는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테크 침체기에는 빠르게 조정됩니다. 2022~2023년 금리 인상과 테크 기업 대규모 해고 국면에서 샌프란시스코 콘도 가격이 20% 이상 하락한 사례가 그 증거입니다.
즉, 이 도시의 부동산은 테크 산업의 체온계와 같습니다. AI 붐이 이어지는 지금, 다시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양상으로 보입니다.
임차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2베드룸 아파트 월세가 $3,500~$5,000 사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렌트 컨트롤 정책 덕분에 장기 거주자들은 시세보다 훨씬 싼 임대료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입주자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이 역설적인 구조가 유동 인구를 줄이고, 장기 거주자와 신규 이주자 사이의 격차를 키우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부동산 투자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단기 시세 차익보다 장기 보유 관점이 유효해 보입니다. 지난 20년간 장기 우상향 기조를 유지해 왔고, 도시의 지리적 한계(반도 끝에 위치)로 공급 확장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다만 재산세, 이전세, 각종 시 조례 등 행정적 부담이 상당하므로, 진입 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40,000라는 중위 가구소득 숫자 하나만 보고 '모두가 잘 사는 도시'라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합니다. 이 도시의 소득 지형은 복잡합니다. 상위 20% 가구가 전체 소득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구조이고, 노숙자 문제와 고급 콘도가 같은 블록에 공존하는 곳이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이 도시에서 집을 사거나 임차를 고려한다면, 숫자 뒤에 숨겨진 맥락을 먼저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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