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로 30대 초반에 이민와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마흔이 넘게되었고, 요즘은 운전도 제법 차분해졌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나파로 빠지는 101번과 29번, 그리고 오레곤주로 가는  I-5 북쪽 구간, 레이크 타호로 가는 I-80과 US-50 다 돌아다니며 과속 티켓을 몇 번 받으면서 지갑에 진짜로 빵구가 났습니다. 벌금도 쎄고, 그보다 더 쎈게 보험료였습니다. 한 번 오르기 시작하니까 몇 년을 꼬박꼬박 더 내야 하더군요. 그때부터 '이건 뭔가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당시 큰 맘먹고 스피드건 레이다를 최신형으로 300불인가 주고 달았습니다.

이게 아직도 쓸만하냐고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먹힙니다. 다만 성격이 좀 바뀌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스피드건 레이다는 거의 신의 아이템이었습니다. 프리웨이에서 울리면 "아 저기 경찰 있구나" 하고 속도 줄이면 실제로 90퍼센트 이상 맞았습니다. 그 시절엔 레이다 단속이 주력이었고, 장비도 단순했습니다. 그래서 레이다 디텍터 하나만 달아놔도 티켓을 꽤 많이 막아줬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경찰 장비가 진화했습니다. 레이저 방식이 늘었고, 순간 측정 장비가 많아졌고, 이동식 단속도 늘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디텍터가 울릴 때 이미 찍힌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100퍼센트 막아준다"는 기대를 하면 실망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게 있습니다. 여전히 고속도로 단속의 상당 부분은 레이다 기반입니다.

특히 교외 프리웨이, 국도, 카운티 하이웨이 쪽은 지금도 레이다가 많습니다. 그 구간에서는 디텍터가 울리기 시작하면, 실제 단속 차량이 앞에 있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이건 체감으로도 그렇고, 지금도 운전자들 사이에서 공통된 얘기입니다.

그리고 진짜 효과는 단속 회피보다 운전 습관 관리입니다. 경고음이 울리면 무조건 발이 브레이크로 갑니다.

이게 반복되면 "아 내가 지금 좀 밟고 있구나"를 계속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평균 속도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이게 티켓을 막아주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제 스피드건 레이다는 예전처럼 "만능 레이다"는 아닙니다. 레이저 앞에서는 무력합니다.

하지만 레이다 단속 구간에서는 지금도 충분히 효과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전 습관을 바꿔주는 장치로서는 여전히 값어치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과속해도 되는 경보장치가 아니라 과속 방지 트레이너 같다고 생각하면 맞는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