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버커키 하면 사막하고 열기구만 생각하기 쉬운데 막상 살아보면 일 년 내내 이것저것 행사가 참 많습니다.
원주민 문화에 스페인과 멕시코 문화가 섞이고 거기에 미국 서부 분위기까지 있으니 축제도 다른 도시하고 색깔이 좀 달라요.
앨버커키의 대장은 역시 10월 Albuquerque International Balloon Fiesta입니다.
2026년에는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9일 동안 열리고 500개가 넘는 열기구가 참가합니다.
아침에 수백 개의 열기구가 한꺼번에 떠오르는 Mass Ascension을 보면 사진으로 보는 것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밤에는 열기구를 땅에 세워놓고 불을 밝히는 Balloon Glow도 하고요. 다만 아침 행사를 보려면 거의 새벽잠을 포기해야 합니다. 2026년 일반 입장료는 온라인 수수료를 제외하면 세션당 20달러이고, 온라인 구매 시 현재 22.24달러입니다. 예전에 15달러였다는 정보를 보고 가면 안 됩니다.
봄에는 원주민 문화 행사가 눈에 띕니다. 특히 40년 넘게 이어진 Gathering of Nations Powwow가 세계적으로 유명했는데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2026년 행사를 마지막으로 종료됐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앨버커키의 매년 열리는 행사라고 소개하면 틀린 정보가 됩니다.
6월이 되면 분위기가 또 확 바뀝니다. 앨버커키는 플라멩코가 상당히 강한 도시입니다.
매년 열리는 Festival Flamenco Alburquerque는 스페인 밖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플라멩코 축제로 소개될 정도입니다. UNM과 National Hispanic Cultural Center 등에서 공연과 워크숍이 열리는데, 뉴멕시코에 왜 이렇게 스페인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는지 직접 느껴볼 만합니다.
여름에는 돈 많이 안 들이고 놀기도 좋아요. 시에서 Summerfest 시리즈를 열어 라이브 음악과 푸드트럭, 지역 공예품, 어린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2026년에는 Route 66 탄생 100주년이라 7월 18일 Nob Hill에서 열린 Route 66 Summerfest도 크게 진행됐습니다.
7월 4일에는 Balloon Fiesta Park에서 Freedom 4th가 열립니다. 콘서트 보고 음식 먹다가 밤에는 불꽃놀이 보는 전형적인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인데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2026년에는 미국 독립 250주년 행사로 열렸고 밴드 WAR가 헤드라이너로 공연했습니다.
가을에는 EXPO New Mexico에서 New Mexico State Fair가 열립니다. 놀이기구도 타고 로데오도 보고 농축산물 전시도 구경하고, 튀기면 안 될 것 같은 음식까지 죄다 튀겨 파는 미국식 박람회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열기구 축제가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오면 도시 분위기가 또 달라집니다.
제가 앨버커키에서 한번 보고 싶은 것은 12월 루미나리아입니다. 갈색 종이봉투에 모래를 넣고 작은 촛불을 밝혀 집 앞과 길가에 줄줄이 놓는데, 이 전통이 뉴멕시코에서 300년 넘게 이어져 왔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무렵 Old Town에 수천 개의 불빛이 켜지면 사막 도시가 아주 다른 모습으로 변합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Luminaria Bus Tour도 운영됩니다.
결국 앨버커키는 관광지가 몇 개 있어서 재미있는 도시라기보다 계절마다 도시 분위기가 바뀌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봄에는 원주민과 지역문화, 여름에는 음악과 Route 66, 가을에는 주립박람회와 열기구, 겨울에는 루미나리아가 있습니다.
특히 열기구 축제 보러 10월에 갈 생각이라면 호텔부터 잡아야 합니다. "조금 있다 예약하지 뭐" 하고 있다가는 평소 가격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숙박료 보고 깜짝 놀랄 수 있어요. 앨버커키에서 일 년 중 가장 유명한 9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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