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친구들 만나면 예전처럼 애들 대학 이야기보다 은퇴 이야기를 더 많이 합니다.
"이제 은퇴하면 어디서 살아야 할까?"
"집을 팔고 더 싼 곳으로 갈까?"
"캘리포니아는 너무 비싸지 않나?"
이런 이야기가 빠지질 않습니다.
저도 벌써 예순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은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리버사이드에서만 30년을 살았습니다. 아이들 키우고 직장 다니고 집 장만하고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리버사이드가 시니어에게 어떤 도시인지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날씨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지 정말 실감하게 됩니다.
젊을 때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아침 기온만 조금 떨어져도 무릎이 먼저 압니다.
리버사이드는 겨울이 비교적 온화합니다.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고, 한겨울에도 햇볕이 좋은 날이 많습니다. 아침 산책하기에도 부담이 적고 관절이 불편한 분들에게는 확실히 추운 지역보다 생활하기 편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여름은 정말 덥습니다.
100도가 넘는 날이 며칠씩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젊을 때는 "에어컨 틀면 되지."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폭염은 절대 무시하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한낮에는 외출을 줄이고, 물을 자주 마시고, 필요하면 시에서 운영하는 쿨링센터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눈 치우는 겨울보다 더운 여름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의료 환경입니다.
은퇴 후에는 집값보다 병원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 말이 농담처럼 들렸는데 지금은 정말 맞는 말이라는 걸 느낍니다.
리버사이드에는 Riverside Community Hospital을 비롯해 Kaiser Foundation Hospital, Parkview Community Hospital 등 규모 있는 병원들이 있습니다.
특히 카이저를 이용하는 지인들을 보면 정기검진이나 만성질환 관리가 체계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UC Riverside Health도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병원 갈 일이 하나둘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믿을 만한 병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세 번째는 생활비와 생활 편의성입니다.
리버사이드는 LA보다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물론 예전처럼 집값이 저렴한 도시는 아닙니다.
그래도 LA나 오렌지카운티와 비교하면 아직은 부담이 덜합니다.
은퇴하면 대부분 고정된 연금이나 은퇴자금으로 생활하게 되는데, 매달 나가는 주거비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그런 점에서 리버사이드는 균형이 괜찮은 도시입니다.
시니어센터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운동 프로그램도 있고, 취미활동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모임도 다양합니다.
집에만 있으면 몸도 마음도 금방 처지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대중교통은 LA처럼 편리하지 않습니다.
버스가 다니기는 하지만 차가 없으면 생활이 조금 불편합니다.
다행히 Dial-A-Ride 같은 교통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운전을 완전히 그만두게 되면 이동 범위는 아무래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병원, 마트, 생활시설이 가까운 동네를 미리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0년 동안 살아보니 리버사이드는 화려한 도시는 아닙니다.
바닷가도 없고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도 아닙니다.
하지만 오래 살기에는 참 편안한 도시입니다.
날씨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의료 인프라가 탄탄하고, 생활비 부담도 LA보다 덜합니다.
완벽한 도시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리버사이드도 여름 폭염이라는 단점이 있고 차가 꼭 필요한 생활환경이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저에게 "은퇴 후에도 계속 리버사이드에서 사실 거예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웃으면서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화려한 도시보다 매일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도시가 더 좋은 곳이라는 걸, 리버사이드에서 30년을 살며 배웠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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