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에서 은퇴하고 계속 사는것이 좋은 생각인가  - San Fernando - 1

은퇴하고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나이가 들수록 집값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게 생기더라고요.

바로 날씨, 병원, 먹거리, 문화생활​입니다. 아무리 집이 싸도 겨울이 너무 춥거나 병원이 멀면 오래 살기 힘들어요.

그런 기준으로 보면 샌퍼낸도는 한 번쯤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동네입니다.

일단 날씨부터 말씀드릴게요. 나이 들면 추운 게 정말 무섭습니다. 겨울만 되면 무릎이 쑤시고 허리도 아프고 혈압도 오르기 쉽잖아요.

그런데 샌퍼낸도는 남부 캘리포니아답게 겨울에도 눈 걱정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꺼운 패딩 입고 빙판길을 조심할 일도 거의 없습니다. 대신 여름에는 꽤 덥습니다. 그래도 겨울이 길고 추운 지역에서 은퇴하는 것보다는 몸이 훨씬 편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병원도 정말 중요합니다. 은퇴하면 병원 갈 일이 점점 많아지잖아요. 샌퍼낸도 주변에는 프로비던스 홀리 크로스 메디컬 센터, 카이저 퍼머넌트 파노라마 시티, 노스리지 병원 같은 대형 종합병원이 15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프리웨이 밀리면 30분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빠르게 갈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죠. 미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한국 음식이 더 생각나는 법입니다.

샌퍼낸도 자체에는 한인 상권이 크지는 않지만, 차로 20~30분 정도만 이동하면 노스리지와 셔먼오크스, 그리고 LA 코리아타운까지 갈 수 있습니다. H마트와 한남체인 같은 한인 마켓에서 장도 볼 수 있고, 순두부나 설렁탕, 냉면 같은 한국 음식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에도 입맛 때문에 고생할 일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문화생활도 괜찮습니다. LA 다운타운과 할리우드, 게티센터, 콘서트홀, 야구장까지 모두 자동차로 이동 가능한 거리입니다. 주말에는 공연도 보고, 미술관도 가고, 손주들과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그리피스 천문대를 다녀오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은퇴했다고 집에만 있을 필요가 없는 동네라는 점이 참 마음에 듭니다.

한인 시니어 시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리아타운에는 Koreatown Senior & Community Center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니어 센터가 있고, 한인 어르신들을 위한 Garden Silver Town, Elim Silvertown 같은 한인 양로시설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재활병원과 요양시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한국어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샌퍼낸도가 완벽한 곳은 아닙니다. 운전이 거의 필수이고, 코리아타운처럼 걸어서 한인 마켓과 병원을 이용하는 생활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밸리 지역에 살고 있거나, 조용한 주거환경에서 따뜻한 날씨를 누리며 의료시설과 대도시 접근성까지 함께 갖춘 곳을 찾는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결국 은퇴는 집 크기가 아니라 생활의 편안함이 더 중요합니다. 날씨가 따뜻하고, 병원이 가깝고, 한국 음식 먹기 어렵지 않고, 필요하면 언제든 LA의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다면 샌퍼낸도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은퇴 후보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