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의 행정 구조인 시의회, 해리스 카운티, 메트로 구조 - Houston - 1

휴스턴 보면 내가 사는 이 도시가 참 희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층빌딩이 나오다가 조금만 가면 단독주택이고, 그 옆에 가게가 있고 또 갑자기 창고 같은 건물이 나옵니다.

왜 이렇게 도시가 뒤죽박죽인가 했더니 휴스턴의 독특한 부동산 행정과 개발 방식하고 관계가 있더라고요.

우선 휴스턴은 Strong Mayor, 말 그대로 시장의 권한이 상당히 강한 구조입니다.

시장이 행정부를 이끌고 예산과 시 운영에서 큰 역할을 합니다. 현재 시장은 존 휘트마이어(John Whitmire)로 2024년 1월 취임했습니다.

시의회 구성도 알아두면 재미있습니다. 휴스턴에는 A부터 K까지 11개 지역구가 있고 각 지역에서 시의원을 뽑습니다.

여기에 휴스턴 전체 유권자가 뽑는 At-Large 의원 5명이 있습니다. 시장까지 포함하면 시의회는 17명으로 구성됩니다. 예산이나 조례처럼 우리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일을 여기에서 결정합니다.

그런데 휴스턴에 산다고 모든 행정업무를 Houston City Hall에서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이 한국 사람에게 처음에는 상당히 헷갈립니다.

휴스턴 대부분은 Harris County 안에 있습니다. 해리스 카운티는 인구가 500만 명에 육박하는 텍사스 최대 규모의 카운티입니다. 카운티 정부는 County Judge와 4명의 Commissioner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도로, 선거, 법원 등 여러 행정을 담당합니다.

더 복잡한 것은 우리가 흔히 "휴스턴에 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휴스턴 시에 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휴스턴의 행정 구조인 시의회, 해리스 카운티, 메트로 구조 - Houston - 2

Sugar Land는 Fort Bend County, The Woodlands와 Conroe는 Montgomery County에 있고, Pearland도 지역에 따라 Brazoria와 Harris County에 걸쳐 있습니다. Katy 역시 여러 카운티에 걸쳐 생활권이 형성돼 있습니다.

그러니 집을 알아볼 때 주소에 Houston이라고 적혀 있다고 그것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어느 카운티인지, 어느 학군인지, 재산세가 얼마나 되는지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길 하나 건넜는데 학군이 달라지고 세금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휴스턴 이야기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것이 조닝입니다. 휴스턴은 미국의 주요 대도시 가운데 전통적인 의미의 포괄적인 zoning ordinance가 없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처럼 여기는 주거지역, 저기는 상업지역 하는 식으로 도시 전체를 강하게 나눠놓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운전하다 보면 좋은 단독주택 동네 근처에 상업시설이 갑자기 나오기도 하고 아파트와 사무실, 가게가 묘하게 섞여 있는 곳도 보입니다. 처음에는 "이걸 허가해준다고?" 싶은 곳도 있습니다.

물론 아무거나 마음대로 지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건축 규정도 있고 토지 분할 규정도 있으며, 동네에 따라 deed restrictions 같은 민간 제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도 전통적인 조닝을 가진 미국 도시와 비교하면 개발이 훨씬 유연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이 휴스턴의 빠른 성장과 상대적으로 풍부한 주택 공급에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반대로 집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변을 더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지금 집 앞이 조용하다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특히 한인들이 집을 구할 때는 집 내부만 보지 말고 주변 토지 이용과 개발 계획까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결국 휴스턴은 미국에서도 눈치 안보고 진행하는 방식의 용감한(?) 휴스턴식으로 굴러가는 도시입니다.

규제를 상대적으로 적게 하고 개발은 빠르게 하는 대신, 사는 사람이 자기 동네를 더 꼼꼼하게 알아봐야 합니다.

휴스턴에서 집을 고를 때 집만 보지 말고 시, 카운티, 학군, 세금, 주변 개발까지 같이 봐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