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LA에서 집을 알아보던 40대 부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편 직장은 다운타운 쪽이고 아이도 하나 있는데, 처음에는 무조건 단독주택을 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을 몇 주 보고 다니더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집은 마음에 드는데 출퇴근을 매일 이렇게 해야 하나요?"
LA에서 집을 사다 보면 결국 이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집이 조금 작아도 직장 가까운 곳에 살 것인가, 아니면 조금 멀어져도 마당 있는 단독주택을 살 것인가.
LA에서는 집값만큼 출퇴근 시간도 집을 결정합니다.
2026년 6월까지 3개월 기준 LA 전체 주택 중위 판매가는 약 110만 달러입니다. 그런데 주택 종류별로 보면 차이가 꽤 큽니다.
단독주택은 약 107만5천 달러, 타운홈은 88만2천 달러, 콘도는 65만 달러 수준입니다.
단독주택과 콘도가 40만 달러 이상 차이 나는 겁니다.
그러니 예산이 70만~80만 달러 정도라면 선택이 어느 정도 정해집니다.
직장 가까운 곳에서는 콘도를 보고, 단독주택을 원하면 지역을 더 멀리 넓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콘도 시장을 보면 또 재미있는 숫자가 있습니다.
LA 콘도 매물이 약 5,485개까지 늘어 최근 10년 사이 상당히 많은 수준입니다.
거래량도 전년보다 늘었습니다. 단독주택 판매는 6%, 콘도는 12%, 타운홈은 16% 증가했습니다.
특히 타운홈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국 사람들하고 이야기해 보면 콘도보다는 타운홈이 좋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콘도는 복도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사용하고 위아래층 이웃도 신경 써야 합니다.
반면 타운홈은 자기 현관으로 바로 들어가는 구조가 많고, 작은 패티오나 마당이 딸린 곳도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콘도와 단독주택의 중간쯤 되는 느낌입니다.
특히 아이 있는 집은 이 차이를 크게 봅니다.
그렇다고 콘도가 나쁜 것도 아닙니다.
다운타운이나 코리아타운 쪽으로 매일 출근해야 한다면 콘도가 오히려 편할 수 있습니다.
마당 관리할 필요 없고 건물에 따라 수영장이나 헬스장, 보안시설도 있습니다.
대신 HOA가 따라옵니다.
콘도는 월 400달러 안팎에서 시작해 시설 좋은 LA 고층 콘도는 700달러, 1,000달러 이상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타운홈도 HOA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콘도보다 낮은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값만 비교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65만 달러짜리 콘도가 80만 달러짜리 타운홈보다 싸다고 생각했는데 콘도 HOA가 매달 800달러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모기지, 재산세, 보험, HOA까지 합쳐서 한 달에 실제 얼마가 나가는지를 봐야 합니다.
반대로 재택근무를 많이 한다면 단독주택 쪽으로 눈이 갑니다.
저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만 회사에 간다면 출퇴근 시간을 조금 포기하고 마당과 차고가 있는 집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있다면 학군도 중요하고요.
한국에서 처음 LA로 온 분들에게는 콘도로 시작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처음부터 100만 달러 넘는 단독주택을 무리해서 사기보다 콘도나 타운홈에서 몇 년 살면서 미국 크레딧과 자산을 쌓은 뒤 단독주택으로 옮기는 겁니다.
물론 콘도를 살 때는 HOA 재정상태와 특별부과금 가능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LA에서 집을 고르는 데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65만 달러 콘도, 88만 달러 타운홈, 107만 달러 단독주택.
숫자만 놓고 보면 단독주택이 좋아 보일 수도 있고 콘도가 싸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LA에서는 한 가지를 더 계산해야 합니다.
내가 앞으로 몇 년 동안 하루에 몇 시간을 프리웨이에서 보낼 것인가.
집은 조금 좁아도 매일 저녁 6시에 집에 도착하는 삶과, 마당은 넓지만 저녁 7시 반에 들어오는 삶은 완전히 다릅니다.
LA에서는 결국 집의 크기와 가격만 사는 게 아니라 내 시간을 같이 사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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