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 살다보면 드는 생각이 버스같은 대중교통으로 자가용 없이 잘 다닐 수 있을까 입니다.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도시이기 때문에, 차 없이 돌아다니기엔 불편할 거라고들 생각하지만 로스앤젤레스 메트로(METRO) 버스 시스템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잘 갖춰져 있습니다.

물론 뉴욕처럼 지하철이 촘촘하게 연결된 도시는 아니지만, 버스만 잘 활용하면 주요 관광지와 도심 이동은 큰 무리 없이 가능합니다. 메트로 버스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전역을 커버하고 있으며, 무려 170여 개 노선이 하루에도 수천 번 운행됩니다.

특히 'Metro Local'이라고 불리는 주황색 버스는 대부분의 도로를 커버하는 기본 노선이고, 빨간색의 'Metro Rapid'는 정차 횟수를 줄여 빠르게 주요 구간을 연결해줍니다. 또 파란색의 'Metro Express'는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에 유리합니다. 덕분에 다운타운 LA에서 헐리우드, 산타모니카, USC, 코리아타운까지 모두 버스로 연결되어 있죠.

교통카드인 TAP 카드 하나면 버스와 지하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 가격도 꽤 합리적입니다. 한 번 탑승 시 $1.75로 2시간 이내 환승이 무료라, 짧은 거리 이동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효율적입니다. 하루 무제한 이용권은 $5로 관광객들이 하루 일정 동안 여러 지역을 돌아볼 때 특히 유용합니다.

TAP 카드는 버스 안에서도 현금으로 구입이 가능하고, 메트로 앱으로 충전해두면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버스가 시간표대로 정확하게 도착하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메트로 앱이나 구글맵에서 '실시간 도착 정보'를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입니다. 또 LA는 워낙 지역이 넓기 때문에, 한 번의 버스로 목적지까지 가기 어렵고 환승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버스 내 좌석은 넓고 냉방이 잘 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노선이 저상버스로 운영돼 노약자나 장애인도 이용이 편리합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전기버스와 하이브리드 버스도 늘어나고 있어서, 도시 전체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메트로 버스는 헐리우드 워크오브페임, LA 카운티 미술관(LACMA), 게티센터(Getty Center), 산타모니카 비치 등 주요 명소로 가는 가장 경제적인 수단입니다. 예를 들어 다운타운에서 산타모니카까지 택시를 타면 50달러 이상이 들지만, 버스를 타면 2달러도 채 되지 않습니다.

다만 노선이 복잡하고, 특정 지역(특히 밤에는 일부 구간)이 안전하지 않은 곳도 있으므로 초행길이라면 구글맵 네비게이션을 꼭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밤 11시 이후에는 일부 노선이 줄어들거나 종료되기 때문에 늦은 귀가 시에는 미리 막차 시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LA시가 'NextGen Bus Plan'이라는 버스 노선 개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배차 간격이 줄고 주요 노선은 10분 이내 간격으로 운행되도록 개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리아타운, 다운타운, UCLA, 산타모니카 구간을 오가는 주요 라인들은 교통체증이 심한 시간대에도 꾸준히 운행됩니다.

엘에이 메트로 버스는 '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존재입니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학생, 관광객, 은퇴자들에게는 충분히 실용적인 교통수단입니다.

특히 은퇴 후 운전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버스로도 병원, 마켓, 공원 등을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