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 미국 수입 창업, 첫걸음에서 놓치는 것들 - Saint Louis - 1

친구 중에 한국 화장품이나 간식을 미국에 들여와서 팔아보고 싶다는 사람이 요즘 부쩍 늘었다.

인스타에서 잘 팔리는 K뷰티나 K푸드 보면 나도 저거 몇 박스 사서 되팔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 솔직히 나도 한 번쯤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알아보면 생각보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여기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사업체 등록이다.

개인 이름으로도 수입은 가능하지만 세금 문제나 책임 문제 때문에 LLC 같은 법인을 만들고 EIN을 받는 게 정석이다.

그다음이 진짜 골치 아픈 부분인데, 바로 관세 분류 코드인 HS코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같은 화장품이라도 성분이나 용도에 따라 적용되는 관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코드를 잘못 잡으면 나중에 세관에서 다시 계산당하고 벌금까지 물 수 있다.

한미 FTA가 여전히 살아있어서 원산지 요건만 맞으면 기본 관세는 면제되는 품목이 많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정부가 국가 비상권한을 근거로 별도의 추가 관세를 붙이기 시작했고, 이건 FTA 혜택과 상관없이 따로 부과된다.

그래서 예전에 관세 계산해봤던 자료만 믿고 마진을 잡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초보 창업자들이 특히 놓치는 게 바로 소액 면세, 이른바 디미니미스 규정이다.

몇 년 전까지는 800달러 이하 개인 수입 물품은 관세 없이 그냥 통관됐는데, 2025년 8월부터 이 제도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아예 없어졌다.

그러니까 이제는 소량으로 찔끔찔끔 들여오면서 관세를 피하는 방법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품목이 화장품이나 식품이면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라벨링과 성분 등록이다.

한국에서 잘 팔린다고 그 포장 그대로 들여오면 안 되고, 영문 성분표와 원산지 표기, 경우에 따라 식품의약국 관련 등록까지 따로 갖춰야 통관이 순조롭다.

어느 정도 물량을 정기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라면 커스텀 본드도 준비해야 한다.

본드 보장 금액이 보통 5만 달러 또는 전년도 관세와 세금 합계의 10퍼센트 중 더 큰 금액으로 잡히는데, 이 금액을 직접 내는 게 아니라 그만큼을 보증하는 보험 같은 개념이라 실제 비용은 훨씬 적다.

여기까지 읽으면 벌써 머리 아프다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래서 처음에는 관세사, 즉 커스텀 브로커를 끼고 시작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

수수료가 아깝다고 혼자 하다가 서류 하나 잘못 넣어서 통관이 몇 주씩 묶이면 그 손해가 훨씬 크다.

물류 방식도 처음부터 고민거리인데, 항공은 빠른 대신 단가가 세고 해상 컨테이너는 싸지만 몇 주씩 걸린다.

처음 시작할 때는 소량을 항공으로 테스트해보고, 반응이 괜찮으면 그때 해상으로 물량을 늘리는 순서가 안전하다.

아마존 창고를 이용해서 팔 계획이라면 통관과는 별개로 아마존이 요구하는 자체 서류와 라벨 규정도 맞춰야 해서 준비물이 하나 더 늘어난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마진 계산할 때도 상품 원가랑 항공 운임만 넣고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관세와 본드 비용, 창고 보관료, 라벨링 비용까지 다 넣어봐야 진짜 숫자가 나온다.

초기 자본도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 샘플 구매비와 첫 물량 대금에 관세와 배송비까지 한꺼번에 나가다 보니 매출이 들어오기 전에 통장이 먼저 마르는 경우가 흔하다.

주변에서 수입 대행이나 총판권을 싸게 넘겨준다는 말에 덜컥 계약금부터 보내는 사람도 봤는데, 정식 서류와 통관 실적부터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안전하다.

따져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마진이 얇아서 놀라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절차를 제대로 밟고 시작하는 쪽이 결국 오래간다고 본다.

대충 시작했다가 세관에 걸려서 물건이 묶이는 것보다는, 처음에 시간 좀 들여서 제대로 세워두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