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켜는 계절, 일산화탄소 경보기 점검이 필요한 이유 - Leonia - 1

아침 공기가 확 차가워지면서 집집마다 히터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에 보일러를 처음 켰는데, 그 김에 복도에 붙어 있는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떼어 봤습니다.

뒷면에 찍힌 제조일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 물건이었거든요. 소리가 안 나니까 멀쩡한 줄 알았는데, 사실 멀쩡한지 아닌지 확인해 본 적이 없었던 겁니다.

일산화탄소는 색도 냄새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 코로는 절대 알아챌 수 없고, 경보기가 사실상 유일한 감지 수단입니다.

CDC 자료를 보면 화재와 관계없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미국에서 매년 400명 넘게 숨집니다. 응급실을 찾는 사람은 10만 명이 넘고, 입원하는 사람도 1만 4천 명이 넘습니다.

숫자만 보면 남의 일 같지만, 계절을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CDC 보고서들은 일산화탄소 사망이 12월과 1월에 가장 많고 여름에 가장 적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퍼니스, 가스 온수기, 벽난로처럼 연료를 태우는 기기를 가장 많이 쓰는 때가 바로 지금부터이기 때문입니다. 창문도 꼭꼭 닫고 지내니 환기도 줄어듭니다.

증상이 애매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두통, 어지러움, 무력감, 메스꺼움, 가슴 통증, 혼란 같은 증상이 나오는데 CDC도 이걸 독감 같은 증상이라고 표현합니다.

더 무서운 건 잠든 사람입니다. 자는 동안에는 증상을 느끼기도 전에 위험해질 수 있다고 CDC는 경고합니다. 경보기를 침실 근처에 두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럼 어디에 몇 개를 달아야 할까요. CPSC는 집의 각 층마다, 그리고 잠자는 공간 바깥 복도에 설치하라고 권합니다.

반대로 다락이나 지하실은 그곳에 침실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달 필요가 없다는 게 CPSC 안내입니다. 무작정 많이 다는 것보다 위치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뉴저지에 사신다면 법적인 기준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주 규정상 연료를 쓰는 기기나 차고가 붙어 있는 1~2가구 주택은 침실에서 10피트 이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있어야 합니다.

집을 팔거나 세를 줄 때도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소유주는 매매나 입주자 변경 전에 타운 소방 담당 부서에서 연기 경보기와 일산화탄소 경보기 점검을 받고 증명서를 받아야 합니다.

타운마다 수수료, 예약 방법, 증명서 유효 기간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사나 임대를 앞두고 있다면 해당 타운 Fire Prevention 쪽에 먼저 전화해 보시는 게 제일 빠릅니다.

이제 실제로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테스트 버튼입니다. CPSC는 경보기를 한 달에 한 번 테스트하라고 권합니다.

버튼을 눌렀을 때 소리가 작거나 끊기면 배터리부터 의심하면 됩니다. 소리가 아예 안 나면 그 경보기는 믿으면 안 됩니다.

둘째는 배터리입니다. 교체형 배터리를 쓰는 모델이라면 1년에 한 번은 새 걸로 바꾸라는 게 CPSC 권고입니다. 10년짜리 밀봉 배터리 모델은 예외입니다.

외우기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CDC는 봄과 가을에 시계를 바꿀 때 경보기 배터리도 같이 확인하라고 합니다. 올해는 11월 1일 일요일에 서머타임이 끝나니 딱 이번 주말입니다.

셋째는 경보기 자체의 수명입니다. 센서도 소모품이라 영원히 쓰지 못합니다. CDC는 제조사 안내에 따르거나 대략 5년마다 교체하라고 합니다.

정확한 기준은 경보기 뒷면에 있습니다. 제조일이나 교체 시기가 찍혀 있으니 한 번 떼어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제가 놀랐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또 하나 알아둘 점은 수명이 다한 경보기는 배터리 경고와 다른 소리로 알려 준다는 겁니다. 짧은 삑 소리가 반복되면 설명서에서 그 패턴이 무엇을 뜻하는지 꼭 확인하세요.

넷째는 경보기보다 더 근본적인 부분입니다. CDC는 퍼니스, 온수기 같은 가스나 오일 기기를 매년 자격 있는 기사에게 점검받으라고 합니다. 굴뚝도 매년 확인하거나 청소하라고 합니다.

솔직히 이 점검비가 아깝다고 느끼는 분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를 미리 잡으면 수리비도 줄고 겨울 한복판에 히터가 멈추는 일도 막을 수 있으니, 저는 충분히 쓸 만한 돈이라고 봅니다.

다섯째는 정전 대비입니다. 눈폭풍으로 전기가 나가면 발전기를 꺼내는 집이 많은데, CDC는 발전기를 반드시 실외에서, 창문과 문, 환기구에서 20피트 이상 떨어뜨려 돌리라고 합니다.

차고 안에서 문을 열어 두고 돌리는 것도 안 됩니다. CDC가 집 안이나 차고 안에서는 문과 창문을 열어도 사용하지 말라고 분명히 적어 두었습니다.

경보기를 새로 산다면 UL 2034 같은 인증 표시가 있는지 보세요. 숫자가 표시되는 디지털 모델은 최고 농도를 보여 주는 기능이 있어서 상황 파악에 도움이 됩니다.

만약 경보가 울리면 고민하지 말고 바로 밖으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911에 연락하는 게 원칙입니다. 원인을 찾겠다고 집 안에 머무는 건 피해야 합니다.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계속된다면 의사와 상의하시고,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거나 지병이 있다면 약사나 의사에게 미리 물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이번 주말에 할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시계를 바꾸면서 배터리를 갈고, 테스트 버튼을 누르고, 제조일이 오래된 경보기는 새로 하나 사 둘 생각입니다.

10분이면 끝나는 일입니다. 히터를 본격적으로 돌리기 전에 여러분 집 경보기도 한 번 떼어서 뒷면부터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