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7시 반, 아직 침대에서 못 나온 고등학생을 깨우는 일은 어느 집이나 비슷할 겁니다. 그래도 캘리포니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풍경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바로 SB 328, 흔히 "등교 시간법"이라고 부르는 법 때문입니다. 2019년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서명했고, 2022년 7월 1일부터 본격 적용됐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고등학교는 오전 8시 30분 이전에 정규 수업을 시작할 수 없고, 중학교는 오전 8시 이전에 시작할 수 없습니다.
캘리포니아가 이런 규정을 주 전체에 강제한 첫 번째 주라는 점도 기억할 만합니다. 다른 주들이 지금도 이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시골 지역(rural) 학군은 적용에서 빠졌는데, 법에 "rural"의 정의가 따로 없어서 초기에 혼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모님이 헷갈려하는 부분이 zero period입니다. 1교시 전에 하는 선택 수업은 여전히 허용되고, 이건 정규 수업 시간으로 계산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가 zero period를 듣는다면 여전히 7시대에 집을 나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법이 바뀌었다고 모든 집의 아침이 똑같이 여유로워진 건 아닌 셈이죠.
그래서 지금 캘리포니아 고등학교 시간표를 보면 1교시가 8시 30분 언저리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이 정한 최소선에 딱 맞춘 셈이죠.
그럼 정말 아이들이 더 자게 됐을까요? 올해 5월 미국경제연구소(NBER)에 이 질문을 다룬 연구 논문이 올라왔습니다.
연구진은 다섯 가지 데이터를 놓고 법 시행 전후를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하루 8시간 이상 자는 학생 비율이 13% 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8시간이 왜 기준이냐 하면, CDC가 13~18세 청소년에게 권하는 수면 시간이 하루 8~10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최소선을 넘는 아이들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학업 쪽 결과도 있습니다. 8학년 수학과 영어 점수가 0.08~0.10 표준편차 정도 올랐고, 히스패닉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서 효과가 가장 컸다고 합니다. 고교 중퇴율도 조금 줄어든 흔적이 보였다고 하고요.
숫자만 보면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 정책에서 이 정도 변화를 비용 큰 프로그램 없이 얻었다면 결코 작은 성과가 아닙니다.
정신건강은 조금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전체 평균 효과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고, 남학생에게서 슬픔과 절망감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결과가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건 만성 결석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학교에 더 자주 나와서 성적이 오른 게 아니라, 잠이 늘어난 효과로 보는 게 맞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이 논문은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working paper입니다. 그래서 수치는 잠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다.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EdSource 보도를 보면 부모 출퇴근 시간이 꼬였다는 가정, 운동부와 방과후 활동 일정 때문에 불만인 가정이 적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학교 시간이 늦어진 만큼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그냥 뒤로 미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휴대폰을 손에 쥔 십대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죠.
학군 입장에서는 스쿨버스 노선과 인건비 문제로 전환이 너무 어렵고 비쌌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전담 컨설턴트 도움을 받은 학교는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 토런스는 어떨까요? 아쉽게도 토런스 학군(TUSD)만 따로 떼어 수면 변화를 조사한 공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논문 저자도 주 정부가 학생 수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역별로 효과를 확인할 방법이 아직 마땅치 않다는 얘기입니다.
학교 신문이나 학부모 모임에서 듣는 이야기는 많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부의 경험입니다. 우리 동네 아이들 전체가 더 잤는지는 아직 누구도 숫자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는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먼저 아이 학교 홈페이지에서 올해 bell schedule을 열어보세요.
1교시 시작 시간과 zero period 운영 여부, 요일별 블록 스케줄이 다 나와 있습니다. 같은 학군이라도 학교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다음은 아이의 실제 취침 시간을 일주일만 적어보는 겁니다. 등교가 늦어졌는데 자는 시간도 같이 늦어졌다면 효과는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운동부를 하는 아이라면 새벽 연습이나 늦은 경기 일정도 같이 체크해야 합니다. 등교 시간은 법이 정해도 연습 시간은 코치가 정하니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법에 대체로 찬성하는 쪽입니다. 주 정부가 학교 시간표까지 정하는 게 과하다는 생각도 처음엔 있었지만, 데이터가 나오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일률적 규정이 모든 가정에 맞을 수는 없습니다. 맞벌이 가정의 아침 사정이나 학군 예산 부담은 현실이고, 이 부분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결국 법은 30분을 만들어줬을 뿐이고, 그 30분을 잠으로 바꾸는 건 집에서 할 일입니다. 저라면 등교 시간보다 휴대폰 끄는 시간부터 정하겠습니다.
이번 주 아이와 저녁을 먹으며 한번 물어보세요. 요즘 몇 시에 자니? 그 대답이 이 법의 진짜 성적표일지도 모릅니다.

내년에꼭부자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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