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눈이 펑펑 오는 아침이면 라디오에서 휴교 소식이 나오길 귀를 쫑긋 세우고 기다렸던 기억, 다들 있으시죠. 미국 아이들에게도 snow day는 오랫동안 그런 선물 같은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메인주 학교들을 보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눈이 와도 그냥 노는 날이 아니라 집에서 공부하는 remote day로 돌리는 학교가 늘고 있거든요.
11월에 들어서면 메인은 언제 첫눈이 와도 이상하지 않은 곳입니다. 그래서 올겨울을 앞둔 부모님들이 미리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기본 규칙부터 보시죠. 메인주 법은 학교 달력을 최소 180일로 짜고, 그중 175일은 수업일로 채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눈 때문에 문을 닫으면 그만큼 6월에 날짜를 붙여서 메워야 했어요. 여름방학이 늦게 시작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재미있는 건 주 교육부가 처음부터 원격 수업을 반긴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2018년 겨울에 한 학군이 눈 오는 날 집에서 과제를 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주정부가 이걸 수업일로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9-20학년도에 조건을 갖춘 학군에 한해 시범적으로 허용했고, 코로나를 거치면서 사정이 확 바뀌었죠. 모든 집에 노트북과 인터넷이 깔리고 나니 "눈 오는 날도 수업 가능하잖아"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 겁니다.
지금 지역 언론 보도를 보면 원격 수업일이 175일에 포함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최소 3시간 이상의 수업이 있어야 하고, 그날 학생들에게 점심 급식도 제공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에요.
급식 조건은 생각해 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학교 점심이 하루 중 가장 든든한 끼니인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그럼 오거스타 학군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오거스타는 메인에서도 remote day를 적극적으로 쓰는 곳으로 꼽힙니다.
교육감이 폭풍이 오기 전에 미리 원격 수업일을 선언할 수 있는 유연한 방식을 쓰고 있어요. 학군 안내문에 따르면 결정은 전날 오후 1시까지 홈페이지와 SNS, 알림 시스템으로 공지됩니다.
전날 1시까지 판단이 안 서면 그냥 전통적인 snow day가 되는 거고요. 실제로 지난 1월 7일은 원격 수업일이었고, 1월 26일 월요일은 폭풍 때문에 그냥 휴교였습니다.
학년별로 방식도 다릅니다. 유치원 전 과정부터 6학년까지는 선생님이 미리 "Remote Roadmap"이라는 종이 학습 꾸러미를 집으로 보내요.
어린아이들한테 하루 종일 화면 앞에 앉으라고 하는 건 무리니까, 이 부분은 꽤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눈 오는 날 정전이라도 되면 종이가 제일 믿을 만하거든요.
출석 처리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원격 수업일 출석은 그날 과제를 끝냈을 때 인정되는 방식이에요.
정전이나 인터넷 문제로 당일에 못 끝내면 3일까지 여유를 줍니다. 그런데 3일이 지나도 과제를 안 내면 그날은 결석으로 처리돼요.
이 대목에서 "에이, 눈 오는 날인데 좀 봐주지" 하실 분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이게 맞다고 봅니다. 수업일로 인정받으려면 그만한 책임도 따라야죠.
물론 모든 학교가 다 이렇게 가는 건 아닙니다. 2024년 보도 기준으로 스카버러는 snow day를 2일, 포틀랜드는 3일만 잡아두고 그 뒤로 오는 눈은 원격 수업으로 돌린다고 했어요.
반대로 루이스턴처럼 원격 수업을 아예 안 쓰고 눈 때문에 쉰 날을 전부 6월에 메우는 학군도 있습니다. 같은 메인 안에서도 학군마다 이렇게 제각각이에요.
부모들 반응도 엇갈립니다. 오거스타 교육감이 2025년 6월에 낸 글을 보면, 가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과제와 온라인 수업을 원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해요.
전날 미리 알려주는 것보다 당일 아침에 결정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하니, 맞벌이 가정 입장에선 일정 잡기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겠죠. 이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럼 우리 집은 뭘 준비해 두면 좋을까요. 우선 아이 학교 홈페이지에서 올해 snow day와 remote day 기준이 바뀌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학군 알림 문자나 이메일 등록이 제대로 돼 있는지도 겨울 전에 꼭 점검해 두시고요. 전날 오후에 공지가 나오는데 못 보면 다음 날 아침이 엉망이 됩니다.
고학년이라면 학교 노트북 충전기와 로그인 정보를 미리 챙겨두는 게 좋습니다. 저학년이면 종이 꾸러미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해 두시고요.
정전에 대비해 보조 배터리 하나쯤 준비해 두는 것도 메인 겨울엔 필수예요. 과제를 못 끝내면 3일 안에 내면 된다는 것도 아이와 미리 얘기해 두시면 마음이 편합니다.
솔직히 눈싸움하고 썰매 타던 snow day의 낭만이 줄어드는 건 좀 아쉬워요. 그래도 6월 말까지 학교를 다니느라 여름 계획이 꼬이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결국 핵심은 선택과 책임이라고 봐요. 학군이 정한 규칙을 미리 알고 준비해 두는 집이 눈 오는 날에도 덜 허둥대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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