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에서 매물을 검색하다 보면 콘도와 타운홈의 관리비 차이에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지역, 비슷한 가격대인데 한쪽은 월 200달러대이고 다른 한쪽은 400달러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이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콘도는 건물 전체를 여러 세대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구조다. 지붕, 외벽, 엘리베이터, 복도, 로비 유지보수까지 관리비 항목에 들어간다. 반면 타운홈은 벽만 공유하고 지붕이나 외부 구조는 각 세대가 개별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관리비 구성 자체가 다르다. 세인트루이스 시내 콘도의 중위 관리비는 월 430달러 수준으로 집계된다. 교외인 레이크세인트루이스 지역은 월 368달러 정도다. 미주리주 전체 평균은 284달러이지만, 콘도만 놓고 보면 대체로 300달러에서 400달러 사이에 형성돼 있다.
관리비 안에 무엇이 포함되는지는 계약 전 반드시 항목별로 확인해야 한다.
- 건물 외관과 지붕, 공용 배관 등 구조물 유지보수
-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마스터 보험료
- 수영장, 헬스장, 로비 같은 공용시설 관리
- 조경과 쓰레기 수거, 일부 유틸리티 비용
- 향후 대규모 수리에 대비한 리저브펀드 적립
세인트루이스 다운타운은 특히 100년 넘은 로프트 건물이 많은 지역이다. 일리 워커 빌딩, 프린터스 로프트, 마켓 빌딩처럼 20세기 초 지어진 공장이나 창고를 개조한 콘도가 곳곳에 있다. 높은 천장과 노출 벽돌이 매력이지만, 건물 나이가 많다는 것은 배관과 전기, 지붕 교체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리저브펀드다. 큰 수리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적립금인데, 미주리주는 이 부분에 별다른 규제를 두고 있지 않다. 미주리 콘도미니엄법은 재매도 시 예산과 리저브 잔액을 공개하도록 요구할 뿐, 얼마를 쌓아야 하는지나 리저브 스터디를 언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무 규정은 없다. 플로리다처럼 서프사이드 붕괴 사고 이후 법으로 적립을 강제한 주와는 상황이 다르다. 결국 리저브펀드를 얼마나 성실히 쌓아왔는지는 개별 이사회의 재량과 자체 규약에 달려 있는 셈이다.
타주에서 세인트루이스로 이주하는 가정이라면 관리비만 놓고 이전 거주지와 단순 비교하지 않는 편이 좋다. 관리비가 낮아 보여도 미주리주의 재산세율이나 주택보험료 산정 방식이 이전 주와 다를 수 있어, 총 주거비는 따로 계산해 봐야 한다. 세금과 보험 조건은 카운티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참고하기 바란다.
한인 선호 학군을 찾는 가정이라면 콘도 위치와 배정 학교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GreatSchools나 Niche 같은 지표를 참고하되, 학군 경계는 자주 바뀌므로 관심 있는 매물 주소를 기준으로 배정 학교를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한국에서 막 건너와 첫 집을 알아보는 경우라면 HOA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 수 있다. 한국의 아파트 관리비는 관리사무소가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구조에 가깝지만, 미국의 HOA는 입주민이 선출한 이사회가 예산과 규약을 직접 결정하는 자치 조직이다. 최근 이사회 회의록을 요청해서 어떤 안건이 논의됐는지 살펴보면 그 단지의 분위기와 재정 상태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오래된 로프트 콘도를 볼 때는 관리비 숫자만 보지 말고 재무제표와 리저브 잔액을 직접 요청해서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하다. 은행도 대출 심사에서 비슷한 부분을 본다. 연체율이 높거나 리저브가 부족한 단지는 non-warrantable condo로 분류될 수 있고, 이 경우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거나 승인 자체가 거절될 수 있다.
규약도 함께 확인할 부분이다. 반려동물 마릿수 제한이나 임대 제한이 걸려 있는 단지가 적지 않다. 렌트 수익을 노리고 접근한다면 임대 제한 조항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관리비가 낮다고 무조건 좋은 매물은 아니다. 오히려 리저브가 얕아서 낮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보는 편이 안전하다. 이 글은 투자,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에는 부동산과 회계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아보기 바란다.


하와이순두부
애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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