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다섯 시, 커피 물이 끓는 동안 식탁에 앉아 이번 가을 학비 고지서를 다시 펼쳐 봤어요. 창밖은 아직 캄캄하고, 숫자만 유난히 또렷하게 보이는 시간이었죠.
요즘 주변에서 529 계좌로 사립학교 학비를 2만 달러까지 낼 수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과외비도 된다고 하고요. 궁금해서 직접 찾아봤는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조건이 꽤 붙어 있었습니다.
먼저 큰 틀부터요. 2025년 7월 4일에 서명된 One Big Beautiful Bill Act, 흔히 OBBBA라고 부르는 법이 529 규정을 바꿨어요.
예전에는 529에서 초중고(K-12) 비용으로 꺼내 쓸 수 있는 돈이 학생 한 명당 1년에 1만 달러였어요. 그것도 사립학교 등록금(tuition)만 인정됐고요.
이번 법으로 이 한도가 2만 달러로 두 배가 됐습니다. 적용은 2026년 1월 1일 이후 인출분부터예요.
그러니까 지금 2026년 가을 학기 학비를 529로 낸다면 새 한도 안에 들어가는 거죠. 세금 신고로 따지면 내년 봄에 하는 2026년분 신고에 반영됩니다.
여기서 하나 헷갈리기 쉬운 게 있어요. 2만 달러는 계좌당이 아니라 학생 한 명 기준의 연간 합계입니다.
등록금, 과외비, 교재비를 따로따로 2만 달러씩 쓰는 게 아니에요. K-12 항목을 다 합쳐서 1년에 2만 달러까지라는 뜻입니다.
그럼 과외비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OBBBA는 K-12에서 인정되는 비용 범위도 넓혔고, 이 부분은 2025년 7월 5일 이후 지출부터 적용됐어요.
새로 들어간 항목은 교과 교재와 책, 온라인 학습 자료, 과외, 그리고 SAT, ACT, AP 같은 표준화 시험 응시료예요. 고등학생이 대학 수업을 듣는 dual enrollment 비용도 포함됐고요.
장애가 있는 학생을 위한 교육 치료(educational therapies)도 대상이 됐어요. 이건 필요한 가정에는 정말 반가운 소식일 것 같아요.
다만 과외는 아무 선생님이나 되는 게 아니에요. 과외 선생님은 학생과 친인척 관계가 아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격 조건도 있어요. 주 교사 자격증이 있거나, 인정된 학교에서 가르쳤거나 가르치는 교사, 또는 해당 과목의 전문가여야 해요.
그러니 동네 대학생 언니한테 맡기는 수학 과외라면 해당이 안 될 수도 있겠죠. 영수증과 선생님 이력을 챙겨두는 게 나중에 마음 편할 거예요.
이제 노스캐롤라이나 사는 입장에서 중요한 얘기예요. 연방법이 바뀌었다고 주 세법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건 아니거든요.
노스캐롤라이나는 연방 세법(IRC)을 특정 날짜 기준으로 따라가는 주예요. 그래서 주 의회가 따로 법을 통과시켜야 새 규정이 반영됩니다.
다행히 2026년 7월에 Senate Bill 595가 통과되면서 주의 연방 세법 기준일이 2025년 7월 5일로 업데이트됐어요. 주 의회 법안 요약에도 OBBBA로 추가된 교육비를 529에서 쓸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고요.
그래도 내 경우가 딱 맞는지는 NC 529 Plan 쪽이나 세무 전문가에게 한 번 확인하는 게 좋겠어요. 저라면 인출 전에 전화 한 통은 꼭 할 것 같아요.
또 하나 알아둘 점이 있어요. 노스캐롤라이나는 529에 돈을 넣을 때 주 소득세 공제를 해주지 않습니다.
다른 주 중에는 넣는 순간 주세 공제를 받는 곳도 있는데, 우리 주는 그 혜택이 없어요. 대신 자격 있는 용도로 쓰면 인출할 때 연방세와 주세가 모두 면제되죠.
이게 무슨 뜻이냐면, 이번 달에 넣고 다음 달에 바로 학비로 빼면 절세 효과가 거의 없다는 거예요. 529의 힘은 결국 계좌 안에서 불어난 수익에 세금이 안 붙는 데서 나오니까요.
반대로 자격이 안 되는 곳에 쓰면 수익 부분에 소득세가 붙고, 10% 가산세까지 더해질 수 있어요. 과외 선생님 자격을 꼼꼼히 보라는 게 괜한 잔소리가 아닌 이유죠.
곁들여 하나 더요. 노스캐롤라이나는 올해 HB 87을 통해 OBBBA의 새 연방 장학금 기부 세액공제에 참여하기로 했어요.
이건 장학금 지급 단체에 기부하면 연방세 공제를 받는 제도라서 529와는 별개예요. 사립학교를 고민하는 집이라면 이런 흐름도 같이 지켜볼 만합니다.
정리해 보면 이래요. 2만 달러 한도는 2026년부터, 과외와 교재는 2025년 7월 5일 이후 지출부터예요.
과외 선생님 자격 확인, 영수증 보관, 한도 합산 계산은 직접 챙겨야 하고요. 주세 문제는 인출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면 됩니다.
솔직히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이제 사립 학비 걱정이 반으로 줄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쌓아둔 돈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 제도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학비를 한꺼번에 빼기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조금씩이라도 넣어두는 쪽이 맞다고 봐요. 새벽 산책길의 나무처럼 천천히 자라는 돈이 결국 제일 든든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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