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어르신들이 농담처럼 하던 말 중에 '평안 감사도 지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평양 감사라고 아는사람들도 꽤 많은데 ㅎㅎ 사실 '평안감사'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평안 감사가는 조선시대 평안도를 다스리던 평안도 관찰사를 의미합니다.

평양은 도호부라서 평양 책임자는 평양부사였습니다. 그래서 '평양 감사'라는 표현은 틀린 말이이라고 하네요.

'평안 감사도 지가 싫으면 그만이다'

이 속담은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곱씹어보면 인간관계, 선택, 인생 태도에까지 연결되는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평안 감사'라는 자리는 지금으로 치면 도지사 같은 권위 있는 관직이었습니다.

누구나 탐내던 자리였고, 권세와 부가 따라오는 직위였죠.

그런데 그 영예로운 자리를 두고도 속담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자리가 아무리 좋다 해도 본인이 싫으면 소용없다." 결국 좋은 조건, 좋은 자리, 남들이 부러워하는 환경도 내가 원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많은 순간이 이와 비슷합니다.

가령 직장에서 다들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있다고 합시다.

연봉도 괜찮고 사회적 지위도 남부럽지 않아 보이는데, 그 친구는 퇴근 후 매일 '나는 이 일이 정말 싫어'라며 한숨을 쉽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평안 감사 자리가 분명해 보여도, 본인이 마음에서 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짐이 되는 거죠.

반대로 작은 회사에 다녀도 자기 일에 자부심과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매일이 의미 있고 충만합니다. 이 차이가 바로 '평안 감사도 지가 싫으면 그만'의 핵심이에요.

또 인간관계에서도 이 속담은 통합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연애나 결혼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보여도, 정작 당사자가 행복하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반대로 외부 시선에는 평범하거나 심지어 부족해 보여도 당사자가 만족하고 즐거워한다면 그게 진짜 가치 있는 관계인 거죠.

결국 행복의 기준은 남이 아닌 나 자신에게 있다는 걸 다시 일깨워 줍니다.

요즘 시대는 SNS 덕분에 남과 비교하기가 너무 쉬워졌습니다. 누군가는 명품 가방을 들고 화려한 휴가를 즐기는 사진을 올리고, 또 누군가는 고액 연봉 인증이나 성공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이런 것들을 보다 보면 '나도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라는 압박감을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정작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다 행복한 건 아닙니다.

남들이 보기에 부러운 평안 감사 자리도 내 마음에서 싫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진짜 중요한 건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 내가 만족하는 삶을 선택하는 겁니다.

이 속담은 또 책임과 자유에 대해서도 말해줍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붙잡고 있으면 결국은 후회하거나 불행해집니다.

차라리 남들이 뭐라 하든 내려놓고 나다운 선택을 하는 게 더 현명할 때가 많죠.

마치 '평안 감사 자리도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처럼요.

남들 눈치를 보느라 불행을 붙잡는 것보다는,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훨씬 가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조건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그만이고, 행복은 외부 기준이 아닌 자기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

요즘처럼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