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에게 팜스프링스가 맞는 이유? 조용한 사막 생활 - Palm Springs - 1

팜스프링스가 한인들에게 살기 좋은 도시냐고 물어보시면, 저는 "사람에 따라 정말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LA나 얼바인처럼 한인마트가 여기저기 있고, 한식당이 줄지어 있고, 한국말 통하는 병원이 많은 그런 동네는 절대 아니에요. 처음 이사 오시면 "어? 생각보다 한국 사람이 없네?" 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곳을 떠나지 않고 오래 사시는 한인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제일 큰 장점은 역시 날씨예요. 정말 겨울이 너무 편합니다. 한국처럼 눈 치울 일도 없고, LA처럼 겨울비가 계속 오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맑은 하늘이 이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 들고 산책하기도 좋고, 골프 치시는 분들은 거의 1년 내내 라운딩을 즐길 수 있죠. 관절이 안 좋으신 어르신들이나 따뜻한 곳에서 은퇴 생활을 꿈꾸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날씨 때문입니다.

집값도 LA 서쪽이나 얼바인에 비하면 부담이 조금 덜한 편입니다. 단독주택도 60만 달러대부터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고, 같은 예산이면 마당 있는 집을 구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렌트도 1베드룸 기준으로 월 1,800~2,600달러 정도라 LA 인기 지역과 비교하면 조금은 여유가 있습니다.

물론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여름은 정말 덥습니다. 에어컨을 안 틀고는 생활하기 힘들 정도라 전기요금이 한 달에 300~500달러, 집이 크면 그 이상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집값만 보고 이사 왔다가 여름 전기요금에 놀라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제가 또 마음에 드는 건 조용한 생활환경입니다. LA처럼 어디를 가든 차가 꽉 막히는 일이 거의 없어요. 장 보러 가는 것도, 병원 가는 것도 대부분 10~20분이면 해결됩니다. 특히 게이티드 커뮤니티가 잘 되어 있는 곳은 동네도 깨끗하고 산책하기도 참 좋습니다. 요즘처럼 재택근무하시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이런 여유로운 생활이 더 잘 맞을 수도 있고요.

병원도 Desert Regional Medical Center, Eisenhower Health, JFK Memorial Hospital 같은 큰 병원들이 차로 30분 안에 있어서 응급상황이나 전문 진료를 받기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한국말이 가능한 의사도 코첼라 밸리 지역에 조금씩 있어서 미리 알아두시면 도움이 되고요.

다만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치 떨어졌다고 차로 5분 가서 H마트 가는 생활은 어렵습니다. 한국 음식이 생각나면 조금 멀리 나가야 하고, 한인 모임도 LA처럼 활발한 편은 아니에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조금 심심하게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은퇴를 앞두셨거나, 복잡한 도시를 떠나 조용하게 살고 싶으신 분들,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팜스프링스가 정말 매력적인 도시인 건 맞습니다. 결국 이곳은 한인 인프라를 보고 오는 도시라기보다, 여유로운 삶의 속도를 선택하는 도시라고 생각하시면 가장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살아보면 화려함보다 편안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동네가 바로 팜스프링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