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미국 남부 아칸소주의 작은 군수창고에서 폴 W. 클립쉬라는 괴짜 엔지니어가 혼 스피커 한 대를 만들면서 역사가 시작됐어요.

그게 바로 ‘Klipschorn’. 지금도 레퍼런스 모델로 불릴 만큼 대단한 물건이라, 오디오계에서는 전설 같은 출발점으로 취급합니다.

본사는 현재 인디애나폴리스에 있지만, Heritage 라인(클립쉬혼·라스칼라·코른월·헤러시)은 여전히 고향인 호프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찍어냅니다.

주요 연혁
• 1960-70년대: 혼 설계 바탕으로 라스칼라·헤러시·코른월 등 ‘라이브 공연장 느낌’ 나는 대형기들을 연달아 출시
• 198090년대: 홈시어터 붐을 타고 북미 리빙룸을 파고듦
• 2011년: VOXX 인터내셔널에 인수돼 글로벌 유통망 확대
• 2016년: 창립 70주년 기념 헤리티지 무선 시리즈 발표, 빈티지 디자인+블루투스 조합으로 재조명
• 2024년: Flexus Core 300 사운드바 발표, Dirac Live 룸 보정 내장으로 세팅 편의성 강화
• 2025년: VOXX가 젠텍스에 흡수되면서 클립쉬는 이제 자동차 전장 강자 젠텍스의 오디오 브랜드로 편입

현재 제품군
헤리티지 라우드스피커: Klipschorn, La Scala, Cornwall, Heresy. 목재 캐비닛에 커다란 혼 트위터가 달려 있습니다. 효율이 엄청나서 작은 진공관 앰프만으로도 쩌렁쩌렁합니다.

레퍼런스 시리즈: RP-8000F 같은 톨보이, 애트모스용 상향 스피커가 붙은 R-605FA 같은 모델도 있어요. 가정용 홈시어터 세팅에 특화돼 있죠.

Flexus 사운드바: 온쿄와 손잡고 만든 무선 홈시어터 플랫폼. 앱으로 EQ·펌웨어 업데이트 다 됩니다.

포터블·헤드폰: T5 II 진공관 이어버드, Groove XL 블루투스 스피커 등. 특유의 레트로 감성이 살아있어요.

시네마·프로오디오: KPT 라인업은 IMAX 나 대형 멀티플렉스에 깔리는 극장 전용 스피커.

최근 화두

젠텍스 품에 안기면서 ‘차량용 오디오’ 협업 루트가 열렸습니다. 고급차 뒷좌석 헤드레스트 스피커나 파노라믹 루프 스피커 같이, 자동차 안에서 혼 사운드를 들을 날이 멀지 않았단 얘기죠.

온쿄와의 파트너십으로 Flexus 라인업이 계속 확장 중. 앱 하나로 룸 보정부터 멀티룸 스트리밍까지 해결하려는 그림입니다.

매년 3월, 창립지 호프에서는 ‘Klipsch Pilgrimage’라는 팬모임이 열려요. 올해도 전 세계 매니아가 몰려와 빈티지 모델을 직접 들어보면서 축제를 벌였습니다.

생산과 유통
헤리티지 라인은 미국 호프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요. 나머지는 미국 설계·중국/베트남 OEM 조립. 국내에서는 공식 수입사를 통해 1년 무상 A/S가 제공되고, 온라인·오프라인 오디오 숍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사용 팁 몇 가지

  1. 혼 트위터는 고효율이라 작은 볼륨에서도 음량이 빵빵하지만, 흡음이 안 된 작은 방에서는 고음이 따갑게 튈 수 있으니 러그·커튼 같은 소프트 퍼니처를 조금 챙기면 좋아요.

  2. 빈티지 Klipschorn이나 La Scala는 중고가가 신품값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태 좋은 거 발견하면 ‘땡잡았다’ 수준.

  3. Flexus Core 300 사운드바는 Dirac Live 자동 튜닝을 꼭 돌리세요. 실행 전후로 음장 크기가 확 달라집니다.

정리하자면, 클립쉬는 80년 가까이 ‘혼 사운드’라는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지켜오면서도 사운드바·무선 이어폰·자동차 오디오까지 영역을 넓히는 중이에요. 빈티지 감성과 최신 테크가 교차하는 브랜드라, 오디오에 발 담근 분이라면 한 번쯤 경험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