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축제 캘린더, 이건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 Washington - 1

워싱턴 DC에 살면서 달력에 미리 표시해두지 않으면 후회하는 행사들이 있다.

DC는 연방 수도라는 특성 때문에 전국 규모 이벤트가 집중되는 도시다. 관광객 입장에서야 그게 매력이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미리 알고 준비하지 않으면 주차도, 이동도, 숙소도 전부 꼬인다. 연간 주요 행사들을 시기 순으로 정리했다.

가장 먼저 꼽을 건 내셔널 체리 블라썸 페스티벌(National Cherry Blossom Festival)이다.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약 2주에서 3주간 진행된다. 조수 분지 주변 3,000그루의 벚나무가 일제히 피는 시기로, 실제 개화 절정은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기간 중 내셔널 몰 주변은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메트로 이용률도 크게 오른다. 거주자 입장에서는 이 시기 차를 타면 안 된다는 걸 미리 알아야 한다. 퍼레이드, 불꽃놀이, 문화 행사가 함께 열리고, 한인 문화 공연이 포함되기도 한다.

7월 4일 독립기념일 행사는 DC에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린다. 내셔널 몰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는 연방 정부가 직접 주관하며, 워싱턴 모뉴먼트와 의회 의사당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 미국 언론에 매년 실린다. 오전부터 퍼레이드가 있고 저녁 불꽃놀이는 밤 9시쯤 시작된다. 주차는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고, 메트로도 혼잡하다. 이날은 아예 일찍 자리 잡거나 집에서 즐기는 게 낫다는 주민들도 많다.

스미소니언 포크라이프 페스티벌(Smithsonian Folklife Festival)은 매년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2주간 내셔널 몰에서 열린다. 각 나라와 지역의 전통 문화, 음식, 공연을 직접 체험하는 행사로 입장료가 무료다. 한국 문화가 주제 국가로 선정된 적이 있었고, 한인 커뮤니티가 적극 참여했다. 전국 규모 민속 문화 박람회라고 이해하면 된다. 날씨가 더울 수 있으니 이른 오전이나 저녁 시간대를 추천한다.

10월에는 해병대 마라톤(Marine Corps Marathon)이 열린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열리며 참가자가 약 3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마라톤이다. 이오 지마 기념비에서 출발해 내셔널 몰, 포토맥 강변 등 DC의 상징적인 공간들을 코스로 삼는다. 입장료도 없고 스펙터클한 규모로 관람만 해도 볼거리가 있다. 참가를 원하는 경우 추첨제로 등록하는 방식이라 미리 신청해야 한다.

연말에는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백악관 앞 엘립스에서 열린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점등하는 행사로 매년 12월 초에 진행된다. 그 이후 1월 초까지 트리 주변 각 주를 상징하는 소규모 트리들도 설치된다. 입장은 무료지만 점등식 당일은 입장권이 필요하다. 1월에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은 4년마다 돌아오지만, 이 시기 DC의 보안 수준과 인파는 상상 이상이다. 취임식 연도에 DC 주민들은 외출 자체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

DC에 살면서 이 행사들을 전혀 모르고 지내면 어느 날 갑자기 도로가 막히고 메트로가 지연되는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 연간 캘린더를 한번 파악해두면 그 날짜 근처에 약속이나 이동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DC 관광청(Destination DC) 웹사이트에 연간 주요 행사 일정이 정리되어 있으니 새로 이사 오신 분들은 한 번 확인해두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