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글로벌 2위 '참교육' - 유독 중독성있는 이유  - Los Angeles - 1

솔직히 처음엔 안 보려고 했다.

웹툰 원작이라길래 또 그렇고 그런 사이다 학원 드라마 겠거니 했다.

근데 넷플릭스 글로벌 2위를 찍었다는 소식에 호기심이 생겼고 결국 주말에 몰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ㅋ 재밌다. 장난 아니게 재밌다. 그리고 바로 그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다.

미국에서 애 키우면서 미국 공교육 현장을 지켜봤다. 한국 뉴스도 챙겨본다.

그래서 '참교육'을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통쾌한데 불편한, 그 묘한 감정. 학교 불리 문제 근본 원인은 더 깊은 데 있다는 거다.

이 드라마는 증상이다. 원인은 따로 있다.

'학교판 범죄와의 전쟁'

교육이 무너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교육부가 만든 가상의 기관 '교권보호국'이 등장한다.

여기 소속된 사람들은 우리가 아는 선생님이 아니다.

특수부대 출신에 강력계 형사급 전투력, 거기에 초법적 권한까지 쥔 일종의 '교육판 특수요원'이다.

주인공 나화진은 대화로 안 푼다. 학교폭력 가해자, 마약 거래 학생, 촉법소년 범죄자, 선 넘는 악성 학부모등  빌런이 누구든 정면으로 갈아버린다.

그래서 이건 교육 드라마가 아니라 범죄 조직 소탕 액션물에 가깝다.

볼 때는 좋다. 모범택시, 빈센조같은 드라마가 줬던 그 대리만족, 똑같다.

법이 못 건드리는 악인을 주인공이 대신 처단해준다. 고구마 백 개 먹다가 사이다 원샷하는 그 맛.

진짜 빌런은 학생이 아니라 어른이다

이 드라마가 영리한 지점. 악당이 '나쁜 애들'만이 아니다.

오히려 학부모가 더 무섭게 그려진다. 민원을 무기로 휘두르고,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SNS 여론전으로 마녀사냥을 주도하는 어른들.

이게 픽션이 아니라는 게 진짜 문제다.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교권 추락 사건들이 그대로 오버랩된다.

"너무 현실적이라 소름 돋는다"는 반응, 충분히 이해된다.

근데 미국이라고 다를 줄 아나? 미국 학교 학부모 미팅 몇 번만 가봐라. 교사 권위 무너진 거, 진상 학부모, helicopter parenting, 다 똑같다.

디테일만 다를 뿐 구조는 판박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글로벌에서 통하는 거다. 전 세계가 같은 병을 앓고 있으니까.

내가 볼때 그래서 더더욱 이 드라마가 불편하다.

참교육의 카타르시스는 결국 '법이 못 하니까 주먹이 한다'는 데서 나온다.

교권보호국은 사실상 법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다. 선 넘으면 물리적, 정신적으로 처절하게 응징한다.

보는 사람 속은 뻥 뚫린다. 근데 한 발만 떨어져서 보면 이게 무서운 그림이다.

넷플릭스 글로벌 2위 '참교육' - 유독 중독성있는 이유  - Los Angeles - 2

사적 제재(vigilantism)에 대중이 열광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 신호다.

사람들이 가상의 폭력 기관에 박수를 보낸다는 건, 그만큼 현실의 제도를 불신한다는 뜻이다.

이게 영화 '조커'가 일으켰던 논쟁과 정확히 같은 자리다. 문제 진단은 기가 막힌데, 처방이 위험하다.

"악당은 맞아도 싸"라는 감정에 한 번 길들면, 그 다음엔 "그래서 누가 악당인지는 누가 정하냐"는 질문이 남는다.

그 질문에 답하는 시스템이 바로 법치다. 우리가 화면 보면서 던져버리자고 환호하는, 바로 그 법치.

촉법소년, 그리고 진짜 고쳐야 할 것

드라마가 건드리는 핵심 중 하나가 촉법소년 문제다.

이건 한국 사회가 너무 오래 방치한 문제다. 처벌이 솜방망이라 가해자가 대놓고 비웃는 구조.

이건 판타지로 풀 게 아니라 입법으로 풀어야 한다.

사람들이 참교육에 쏟는 그 에너지를, 제도를 고치라는 압력으로 바꿔야 한다는 거가 그게 어른이 할 일이다.

그래서 내 생각은

별점 주라면 후하게 준다. 주말에 몰아볼 만하다.

근데 보고 나서 "아 통쾌하다"에서 멈추면, 우리는 그냥 분노를 소비한 거다.

이 드라마가 던지는 진짜 질문은 "다음 화엔 또 어떤 빌런이 시원하게 참교육 당할까"가 아니라, "왜 우리 사회는 가상의 주먹에 이렇게까지 열광하게 됐나"여야 한다.

제도가 일하면, 영웅은 필요 없다. 참교육이 통쾌할수록, 현실은 그만큼 망가져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