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도시인데 집값이 왜 다를까? 학군이 답이었다 - Orlando - 1

올랜도로 이사를 준비하면서 집을 알아보다 보면 처음에는 다 비슷해 보여요.

수영장 있는 집도 많고, 새로 지은 동네도 많고, 40만 달러면 괜찮은 집도 제법 보이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집부터 보고 학교를 찾는 게 아니라, 학교를 먼저 정하고 그다음 집을 찾아야 해요. 저도 미국에서 집 알아볼 때 느끼지만 학군 하나 때문에 길 하나 건너 집값이 달라지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거든요.

올랜도 광역권에서 학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많이 보는 곳이 세미놀 카운티예요. 레이크 메리, 오비에도, 윈터 스프링스, 알타몬테 스프링스 같은 지역이 대표적입니다. 세미놀 카운티 공립학교는 플로리다에서도 전반적인 평가가 좋은 편이라 자녀 교육을 생각하는 가정들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당연히 공짜는 아니에요. 괜찮은 동네는 주택 가격도 40만 달러 후반부터 시작해서 60만 달러를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학군 프리미엄을 집값으로 내는 셈이지요.

오렌지 카운티 안에서는 닥터 필립스, 윈더미어, 레이크 노나 등을 많이 봅니다. 닥터 필립스는 생활하기 편하고 올랜도 중심부 접근성도 괜찮아서 인기가 꾸준해요. 집을 찾아보면 40만 달러대도 있지만 70만~80만 달러 이상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윈더미어는 원래부터 고급 주택지역 이미지가 강하고요.

레이크 노나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요. 비교적 최근에 계획적으로 개발된 지역이라 새집이 많고 도로와 상업시설도 깔끔한 편입니다. 메디컬 시티가 가까워 의료계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학교 시설도 비교적 새로운 곳이 많아 젊은 가정들이 관심을 많이 갖습니다.

반대로 집값만 보고 들어가면 나중에 고민이 생기는 지역도 있어요. 파인 힐스가 대표적입니다. 주택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학교 평가와 치안, 주거환경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어느 지역 전체를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미국 학교 배정은 같은 동네에서도 주소 하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고 계약부터 하면 안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방법이 마그넷 스쿨이나 차터 스쿨이에요. 집 근처 지정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좋은 마그넷 프로그램에 들어가거나 원하는 차터 스쿨에 자리가 있다면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비싼 학군에 집을 사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 살면서 학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지요. 다만 입학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추첨이나 선발 조건이 있을 수 있으며, 통학도 부모가 해결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 믿고 집부터 사는 것은 위험해요.

그래서 올랜도에서 아이 키우며 집을 구한다면 순서를 거꾸로 잡아보세요. 먼저 관심 있는 학교와 프로그램을 추리고, 해당 주소가 실제 어느 학교로 배정되는지 확인한 다음 집을 보는 겁니다. GreatSchools 같은 사이트의 평점도 참고하되 그것 하나만 믿지 말고 플로리다 교육당국 자료와 학교 프로그램도 같이 보세요. 그다음 Zillow나 Redfin에서 최근 거래가격을 비교하면 내가 학군 때문에 얼마를 더 지불하는지도 대충 보입니다.

반대로 자녀가 없고 앞으로도 학군이 중요하지 않다면 굳이 그 프리미엄을 낼 필요는 없어요. 같은 돈으로 집을 더 넓히거나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갈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올랜도에서 좋은 동네란 무조건 비싼 동네가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조건에 돈을 제대로 쓰는 동네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그 첫 번째 조건이 학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