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피부 상한다는 UV의 종류와 자동차 틴팅의 과학 - Phoenix - 1

피닉스에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저도 사람들이 왜 그렇게 틴팅에 집착하는지 이해를 못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살 때도 선팅은 했지만 그냥 차가 멋있어 보이고 여름에 조금 덜 뜨거우라고 하는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피닉스에서 몇 년 살아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ㅎㅎ

일단 여기 여름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뉴스에서 110도, 115도라고 하면 숫자로는 잘 안 와닿습니다.

그런데 한여름 오후에 주차장에 세워둔 차 문을 열어보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마치 누가 거대한 드라이어를 얼굴에 대고 뜨거운 바람을 쏘는 느낌입니다.

핸들은 맨손으로 잡기 힘들고 안전벨트 버클은 잘못 만지면 화상을 입을 정도입니다. 햇볕이 한마디로 아픕니다 ㅋ.

더 신기한 건 차 안에 에어컨을 아무리 세게 틀어도 왼쪽 얼굴만 유독 뜨겁다는 겁니다.

출근길 30분, 퇴근길 30분. 매일 반복됩니다. 처음에는 기분 탓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피부과 의사가 한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럭 운전사나 장거리 운전자들 사진이 종종 공개되는데 왼쪽 얼굴 피부가 오른쪽보다 훨씬 더 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름도 많고 색소침착도 심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UVA 때문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외선이라고 하면 해변에서 피부가 빨갛게 타는 것만 생각합니다.

그건 UVB 때문입니다. 다행히 UVB는 일반 자동차 유리가 대부분 막아줍니다.

문제는 UVA입니다. 이 녀석은 조용히 들어옵니다. 피부가 빨개지지도 않습니다. 아프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면 기미가 생기고 잡티가 늘어나고 피부 탄력이 떨어집니다.

말 그대로 얼굴피부의 소리 없는 암살자 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처음 피닉스에 왔을 때는 틴팅이 되어 있는 중고차를 샀습니다.

겉에서 보면 꽤 어두웠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자외선도 잘 막아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글라스처럼 생각합니다. 진하면 좋은 거 아니냐고 말이죠.

하지만 틴팅은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성능이 중요합니다.

얼굴피부 상한다는 UV의 종류와 자동차 틴팅의 과학 - Phoenix - 2

몇 년 전 친구 차를 탔는데 필름이 거의 투명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이거 UV 99% 차단되는 세라믹 필름이야."

밖에서 까맣게 보이는 필름보다 거의 투명한 고급 세라믹 필름이 훨씬 비싼 경우도 많다는 것을요.

특히 피닉스에서는 TSER이라는 열 차단 수치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뜨거운 열이 계속 들어오면 실내는 금방 뜨거워집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단순히 어두운 필름보다 열 차단 성능이 높은 제품을 선호합니다.

요즘 피닉스 주민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식은 앞유리에도 투명한 세라믹 필름을 시공하는 것입니다.

밖에서 보면 전혀 표시가 안 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운전해보면 차이가 큽니다.

대시보드 온도도 낮아지고 팔과 얼굴이 뜨거워지는 현상도 줄어듭니다.

결국 피부 노화 방지는 화장품 매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차 안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피닉스처럼 1년 내내 햇빛이 강한 도시에서는 자동차 틴팅이 단순한 옵션이 아닙니다.

에어컨 전기료를 줄여주고 실내를 보호해주고 무엇보다 내 피부를 지켜주는 장비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몇 년 살다 보면 왜 사람들이 새 차를 사자마자 가장 먼저 틴팅샵으로 가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피닉스 주민들에게 틴팅은 멋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햇빛과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장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