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인네트워크 확인 안 하면 청구서 폭탄 맞는 이유 - Glenview - 1

얼마 전 이웃 한 분이 급하게 응급실에 실려갔는데, 분명히 보험사 앱으로 그 병원이 인네트워크인 걸 확인하고 갔다고 하더라고요.

병원비 걱정은 덜었다고 안심하면서요. 그런데 몇 주 뒤 우편함에 도착한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병원 자체는 인네트워크가 맞는데, 그날 응급실에서 봉합을 도와준 보조 의사와 마취과 의사가 아웃네트워크였던 겁니다.

결국 병원비 안에 숨어 있던 별도 청구서 두 장이 따라온 셈이죠.

이게 바로 미국 의료 시스템의 함정입니다. 병원 건물이 인네트워크라고 해서 그 안에서 나를 진료하는 모든 의사가 인네트워크인 건 절대 아닙니다.

마취과, 병리과, 방사선과, 보조 수술의는 그날그날 여러 병원을 오가며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서 소속 네트워크가 병원과 따로 노는 일이 흔합니다.

실제로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 조사에 따르면 입원 환자의 16퍼센트, 응급실 방문 환자의 18퍼센트가 최소 한 건 이상의 아웃네트워크 청구를 받았습니다. 응급실을 거쳐 그대로 입원까지 이어진 경우에는 그 비율이 26퍼센트까지 올라갑니다. 여섯 명 중 한 명꼴이니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액수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보조 수술의의 아웃네트워크 평균 청구액이 13914달러였는데, 보험사가 실제로 지급한 금액은 1794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병원 정가표 자체도 보험사가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의 2.5배, 병원의 실제 원가의 3배 수준으로 매겨져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심지어 한 사례에서는 중환자 처치 30분 남짓에 메디케어 기준가의 2897퍼센트에 달하는 청구서가 나온 적도 있었다고 하니, 저는 이 숫자를 보고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2022년부터 시행된 노 서프라이즈법 덕분에 응급 상황이나 인네트워크 병원 안에서 만난 아웃네트워크 의료진의 청구는 원칙적으로 인네트워크 수준으로 제한되긴 합니다. 그런데 법이 있다고 현장에서 다 지켜지는 건 아니더군요. 연방정부 자료를 보면 2024년 6월까지 이 법 위반 관련으로 접수된 민원만 12077건이었고, 그중 만 건 넘게가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한 것이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돌아간 구제 금액도 400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저는 이런 사례를 볼 때마다 기회의 형평성 얘기를 하게 됩니다. 영어에 익숙하고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은 청구서를 하나하나 따지고 이의를 제기하지만, 그럴 여력이 없는 이웃들은 결국 잘못된 청구서를 그대로 떠안는 경우가 많거든요. 시스템의 복잡함이 결국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돌아가는 구조인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아는 만큼 지킨다고요.

수술이나 입원처럼 미리 계획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병원뿐 아니라 마취과, 방사선과, 병리과, 집도의를 도울 보조 의사까지 각각 이름을 물어서 보험사 웹사이트나 전화로 따로따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병원에 전화해서 그날 배정될 의료진이 전부 인네트워크인지 서면으로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응급 상황이라 사전 확인이 불가능했다면, 나중에 받은 청구서에 노 서프라이즈법 보호 대상이라는 문구가 빠져 있는지부터 살펴보시고, 이상하다 싶으면 병원 재무 상담팀과 보험사 양쪽에 동시에 이의를 제기하세요. 굿페이스 견적서를 미리 요청해두면 나중에 협상할 때 든든한 무기가 됩니다.

결국 병원비 폭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서명하기 전에, 그리고 진료받기 전에 한 번 더 물어보는 습관, 그것뿐이더라고요. 귀찮다고 넘어가면 나중에 몇 배로 후회할 수 있으니, 병원 예약 확인 전화 한 통 걸 때 의료진 네트워크까지 함께 챙기는 습관을 이번 기회에 들여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