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사탕 한 봉지 17달러 시대, 사탕값 덜 쓰는 요령 - Phoenix - 1

며칠 전 동네 마트에 갔다가 할로윈 사탕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해마다 사던 그 큰 봉지 가격표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지요. 아무리 다시 봐도 작년보다 또 올라 있었습니다.

그냥 기분 탓인가 싶어서 집에 와서 숫자를 좀 찾아봤습니다. 나이 들수록 감으로 말하는 것보다 확인하고 말하는 게 낫다는 걸 압니다.

개인 금융 사이트 FinanceBuzz가 해마다 월마트, 타깃 같은 대형 매장의 할로윈 사탕 묶음 봉지 값을 조사합니다. 세일 가격은 빼고, 해마다 25종 넘는 봉지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작년 조사에서 100개들이 기준 평균 가격이 2020년 9.19달러에서 2025년 16.39달러로 올랐습니다. 5년 만에 78%가 뛴 셈입니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 상승률은 25%였습니다. 사탕값이 일반 물가보다 세 배 넘는 속도로 오른 겁니다.

더 눈에 띄는 건 오른 시기입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조금씩 오르다가, 2024년에 2.45달러, 2025년에 2.34달러씩 크게 뛰었습니다.

그기 말이 되나 싶었는데, 올해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달 초 여러 방송사에 실린 같은 회사 자료를 보면 올해 100개들이 한 봉지 평균이 16.96달러입니다.

2021년 9.91달러와 비교하면 71%가 오른 값입니다. 기준 연도가 달라서 퍼센트는 작년 발표와 조금 다르지만, 방향은 똑같습니다.

월마트 매장 관리자 말로는 큰 초콜릿 봉지는 23.96달러까지 한답니다. 사탕 한 봉지에 이십 달러가 넘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뱅크레이트 쪽 분석은 더 와닿습니다. 같은 사탕 예산으로 2020년보다 무게 기준 40% 적게 산다는 추정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 지갑은 열립니다. 전미소매협회 NRF 조사에서 올해 할로윈 사탕 지출 전망은 41억 달러이고, 응답자의 96%가 사탕을 살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1인당 할로윈 전체 지출 전망은 115.14달러로 작년 114.45달러와 거의 같습니다. NRF도 소비자들이 할로윈을 챙기면서도 가격 부담을 의식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값이 오른 이유로는 코코아 가격이 가장 많이 꼽힙니다. 코코아는 2023년부터 치솟기 시작해 2024년 말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허쉬는 작년 가을 미국 초콜릿 가격을 두 자릿수 퍼센트로 올렸습니다. 일부 제품은 값 대신 용량을 줄였다고 하니, 봉지가 가벼워진 느낌이 괜한 게 아니었습니다.

올해 들어 코코아 값은 꽤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래도 한번 오른 진열대 가격은 쉽게 안 내려오는 법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덜 쓰느냐, 제가 올해 정한 방법을 차례로 적어봅니다. 거창한 건 없고 장 보는 습관을 조금 바꾸는 정도입니다.

첫째는 봉지 가격 말고 한 개당 가격을 보는 겁니다. 큰 봉지라고 꼭 싼 게 아니고, 할인 표시가 붙어도 개당으로 따지면 비싼 경우가 있습니다.

리테일미낫의 쇼핑 전문가는 초콜릿이면 개당 10센트 안쪽을 목표로 하라고 합니다. 가격표 아래 작은 글씨로 적힌 단위 가격을 보면 계산이 금방 됩니다.

둘째는 초콜릿만 고집하지 않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투시롤 미니는 개당 2~3센트, 덤덤스 막대사탕은 6센트 수준입니다.

이 동네는 시월 말에도 낮 기온이 꽤 올라갑니다. 초콜릿이 문 앞 바구니에서 물러져 아이들 손에 묻는 걸 몇 번 보고 나니, 딱딱한 사탕이 오히려 낫다 싶었습니다.

셋째는 너무 일찍 사두지 않는 겁니다. 미리 사놓으면 집에서 한 봉지씩 축나는 걸 저도 여러 번 겪었습니다.

NRF 조사로는 절반 가까운 사람이 9월이나 그 전에 쇼핑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일찍 사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그만큼 손이 가는 기간도 길어진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넷째는 작년에 몇 명이나 왔는지 떠올려서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겁니다. 문 앞에 온 아이 수를 대충이라도 적어두면 내년 장보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한 아이에게 하나씩 주고, 대신 웃으며 맞아주면 아이들도 서운해하지 않습니다. 사탕 개수보다 현관 불 켜두고 반겨주는 게 더 기억에 남는 법입니다.

다섯째는 할인점과 창고형 매장을 같이 비교하는 겁니다. NRF 조사에서도 할로윈 쇼핑 장소 1순위는 할인점이었습니다.

다만 창고형 매장 대용량은 남으면 그대로 짐이 됩니다. 작년에 남은 사탕을 정월까지 먹었던 집이라면 한 단계 작은 봉지가 맞습니다.

저는 이 명절이 아이들 동네 한 바퀴 돌며 이웃 얼굴 익히는 날이라 좋아합니다. 그 의미까지 물가 때문에 줄일 생각은 없습니다.

나라면 올해는 초콜릿 한 봉지에 막대사탕 큰 봉지 하나를 섞겠습니다. 개당 가격은 내려가고, 더운 날씨에도 끄떡없으니 일석이조지예.

명절 인심은 지키되, 지갑까지 내어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올해는 가격표 아래 작은 숫자부터 한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