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일요일 오후, 댄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주유소 앞을 지나다가 가격판을 다시 보게 됐어요. 한 달 전만 해도 이 숫자가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수업 끝나고 차 한잔하던 시니어 모임 분들도 요즘 인사가 기름값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왜 이렇게 올랐는지, 언제 넣어야 덜 아까운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았어요.
발단은 9월 13일 오후였습니다. 졸리엣 인근 채너혼에 있는 엑슨모빌 졸리엣 정유소가 폭풍으로 전력선이 끊기면서 공장 전체가 멈췄어요.
전기는 그날 저녁 복구됐지만 바로 다시 돌릴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침수된 물을 퍼내던 펌프까지 감당을 못 하면서 재가동이 늦어졌다는 보도가 이어졌지요.
이 정유소는 하루 원유 27만 5천 배럴을 처리하는 곳입니다. 휘발유와 디젤을 하루 1,100만 갤런 가까이 만들어 내니 시카고권에는 아주 중요한 공급처예요.
여기서 만든 연료는 파이프라인을 타고 일리노이뿐 아니라 인디애나, 위스콘신, 미시간, 오하이오 쪽으로도 갑니다. 한 곳이 멈추면 중서부 전체가 같이 흔들리는 구조인 셈이지요.
9월 중순 기사들을 보면 일리노이 디젤 가격이 일주일 사이 47센트나 뛰었다고 나와 있었어요. 디젤은 전국 평균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엑슨모빌은 9월 말에 정유소가 완전히 다시 가동됐다고 밝혔습니다. 멈춘 지 두 주가 조금 넘어서야 제 박자를 되찾은 거예요.
그렇다면 지금은 값이 내려왔을까요. AAA의 10월 4일 자료를 보면 시카고 메트로 레귤러 평균이 갤런당 4.754달러였습니다.
일주일 전 4.888달러보다는 13센트 남짓 내려온 숫자예요. 그런데 한 달 전 4.458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30센트 가까이 높습니다.
1년 전 같은 날 시카고 메트로 평균은 3.485달러였어요. 1년 사이 갤런당 1달러 27센트가 오른 셈이라, 이 숫자를 보고 저도 잠깐 말을 잃었습니다.
일리노이 주 전체 평균은 같은 날 4.672달러였고 디젤은 6.694달러였습니다. 트럭이나 디젤 차량을 쓰는 사업하시는 분들은 더 버거우실 거예요.
정유소가 다시 돌아가는데 왜 값은 천천히 내려올까요. 주유소들이 도매가가 오를 때는 빨리 따라 올리고, 내릴 때는 조심스럽게 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올해는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부담까지 겹쳐 있습니다. 정유소 하나가 돌아왔다고 해서 작년 가격으로 곧장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여요.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타이밍을 고르는 일입니다. GasBuddy가 올해 2월에 낸 요일별 분석이 꽤 쓸모가 있었어요.
이 분석에 따르면 일리노이에서 기름을 넣기 가장 좋은 요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반대로 수요일 전후로 가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해요.
전국적으로도 월요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주중에 정점을 찍고 주말로 갈수록 내려오는 흐름이었답니다. 마치 왈츠처럼 한 주 안에서 올라갔다 내려오는 리듬이 있는 셈이지요.
대부분의 주에서 가장 싼 요일과 비싼 요일의 차이는 갤런당 4센트에서 9센트 사이였다고 합니다. 한 번에 큰돈은 아니어도 한 해를 모으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에요.
인디애나나 미시간처럼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주는 차이가 15센트에서 45센트까지 벌어진다고 해요. 주 경계 근처를 자주 오가신다면 한 번쯤 비교해 볼 만합니다.
저는 요즘 이렇게 하고 있어요. 수요일 저녁 장보기 길에는 기름 경고등이 켜지지 않는 한 그냥 지나칩니다.
대신 일요일 수업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넉넉히 채워 둡니다. 탱크가 바닥나기 전에 미리 넣어 두면 급하게 비싼 곳에 들어갈 일도 줄어들어요.
같은 지역 안에서도 주유소마다 가격 차이가 꽤 나는 날이 있습니다. 출발 전에 주유 가격 앱으로 주변 몇 곳만 훑어봐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지요.
정유소 사고 직후처럼 가격이 확 뛴 날에는 꼭 필요한 만큼만 넣는 것도 방법이에요. 며칠 지나 값이 조금 진정됐을 때 가득 채우는 편이 낫습니다.
운전 습관도 생각보다 큽니다. 급출발과 급정거를 줄이고 타이어 공기압만 제대로 맞춰도 같은 기름으로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어요.
시니어 모임에서는 요즘 행사 날 카풀을 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한 차에 셋만 타도 기름값이 나뉘고, 오가는 길에 나누는 이야기는 덤이지요.
저녁 선셋 드라이브는 조금 줄였습니다. 아쉽기는 해도 창밖 노을 대신 거실에서 드뷔시를 틀어 놓고 차를 마시는 저녁도 나쁘지 않더군요.
기름값은 우리가 정할 수 없지만 언제 넣을지는 우리가 고를 수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한 박자 쉬어 가는 것, 춤에서도 주유소 앞에서도 통하는 이야기예요.
저라면 당분간 일요일에 미리 채우고 주중에는 비교만 하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이번 주말 주유소 앞에서도 여유 있는 걸음 되시길 바랄게요.

Harper S

kuku 100 | 
novent | 
Silent Sea | 
Pointy | 
미국 아이다호 수미네집 | 
sun walker | 

moo moo | 
트로트황제 NEWS | 
glenview 89 | 
Sayonara H |
roma |
horse |
moodansa 77 |
zymit |
maplefox |
Fun Flex Life |
hopeful |
Reeno |
Coastal city |
meonetoo |
Winter bear |
살구잼먹다 웃음터지네 |
Nando Raldo |
마스크를 쓴 미국남자 |
Wendra |
Silvera |
bada2002 |
horizon |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
victoria j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