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남은 김치찌개, 냉동실에 넣어도 될까?  - Victorville - 1

이것저것 주방일 좀 해봤다고 자부해도 아직 헷갈리는 게 있습니다.

바로 어떤 음식을 냉동실에 넣어도 되느냐는 문제예요.

오늘도 어제 끓여놓은 김치찌개가 있는데 점심에 먹었더니 저녁에는 또 먹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깝고, 다음 주쯤 다시 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데 냉동실에 넣어도 될까 싶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치찌개는 냉동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냉동 보관하기 좋은 음식에 속해요.

다만 안에 들어간 재료에 따라 해동 후 맛과 식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합니다. 쌀밥은 냉동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갓 지은 밥처럼 맛있는데, 두부는 얼렸다 녹이면 웬 스펀지가 되어버리거든요.

우리 집 냉동실에도 이런 시행착오의 역사가 꽤 많습니다.

우선 쌀밥은 냉동식품계의 우등생입니다. 갓 지은 밥을 한 끼 분량씩 나누어 김이 어느 정도 빠지면 밀폐해서 바로 냉동합니다.

나중에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정말 훌륭해요. 밥을 냉장실에 오래 두면 전분이 노화되면서 딱딱해지는데, 빠르게 냉동하면 이런 변화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고기도 대체로 냉동에 강한 편입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모두 적절하게 포장하면 상당 기간 보관할 수 있죠.

문제는 두부입니다. 두부를 얼리면 내부의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면서 조직 사이에 구멍이 생깁니다.

해동하면 수분이 빠져나가고 마치 스펀지 같은 식감이 됩니다.

물론 일부러 얼린 두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양념이 잘 배어들고 쫄깃해지거든요.

하지만 보들보들한 순두부찌개를 기대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삶은 계란도 냉동실과 궁합이 별로입니다. 특히 흰자가 문제예요.

얼렸다 녹이면 고무처럼 질겨지고 물까지 생깁니다. 노른자는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삶은 계란을 통째로 얼리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김치는 또 어떻고요? 예전에 김치를 냉동했다가 해동한 적이 있는데 정말 실망했습니다.

아삭아삭해야 할 배추가 흐물흐물해져서 김치 특유의 식감이 사라졌거든요.

김치는 수분이 많은 채소라 얼음 결정이 세포 조직을 손상시키기 쉽습니다. 그래서 생김치로 먹을 생각이라면 냉동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반면 그 김치를 찌개에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차피 푹 끓여 먹는 음식이라 아삭한 식감이 덜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김치찌개는 냉동해도 괜찮다는 겁니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는 특히 무난하고, 두부가 들어 있다면 두부를 건져내고 얼리는 편이 낫습니다.

감자도 조심해야 합니다. 감자가 들어간 국이나 찌개를 냉동하면 해동 후 푸석푸석하거나 물컹해질 수 있어요.

반면 으깬 감자처럼 조리된 형태는 상대적으로 냉동이 잘되는 편입니다.

오이, 상추, 생토마토 같은 수분 많은 채소도 냉동 후 생으로 먹기에는 영 별로입니다. 해동하면 조직이 무너지면서 물이 줄줄 나오니까요.

결국 냉동 보관의 핵심은 음식 속 수분과 조직 구조에 있더라고요.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고 얼음 결정이 세포를 손상시키는데, 어떤 음식은 그 영향을 적게 받고 어떤 음식은 완전히 다른 식감으로 변하는 겁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건 식품 안전입니다. 남은 김치찌개는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조리 후 2시간 이내에 냉장하거나 냉동해야 합니다.

냉장고에서 이미 며칠씩 보관한 음식을 냉동한다고 신선도가 되돌아오는 것도 아니고요.

제대로 냉장 보관한 찌개라면 보통 3~4일 이내에 먹거나 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주에 먹을 예정이라면 한 끼 분량씩 밀폐 용기에 담아 지금 냉동해 두면 됩니다.

먹을 때는 냉장실에서 해동하거나 냉동 상태로 바로 가열해도 되고, 찌개 전체가 충분히 뜨거워지도록 끓여주면 됩니다.

저는 이제 김치찌개는 마음 편하게 냉동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