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아는 형이 저한테 카톡을 하나 보냈어요. 고3 조카가 Common App 에세이를 ChatGPT로 "살짝" 다듬었는데, 이거 괜찮은 거냐고요.
제가 IT 쪽에서 일하니까 뭔가 답을 알 거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솔직히 저도 정확히는 몰라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찾아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AI를 썼냐 안 썼냐"보다 "누구 글이냐"가 기준이에요. 그리고 그 선이 학교마다 꽤 다릅니다.
먼저 제일 큰 틀은 Common App이에요. Common App의 Fraud Policy에는 AI 플랫폼이나 기술, 알고리즘이 만든 실질적인 내용(substantive content or output)을 자기 글처럼 제출하는 걸 사기 행위로 명시해 두고 있습니다.
사기로 판단되면 Common App은 그 사용자의 접근을 제한하거나 끊을 권리가 있다고 적어두었어요. 지원한 학교들에 통보가 갈 수 있다는 설명도 여러 곳에서 나옵니다.
문제는 "substantive"가 어디까지인지 정의가 없다는 거예요. 문법 교정은 되는지, 문장 순서 바꾸는 건 되는지 정책 문구만 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각 대학이 따로 정한 AI 정책을 봐야 해요. 여기서부터 차이가 확 벌어집니다.
Yale은 비교적 구체적이에요. 문법이나 스펠링 검토, 글쓰기 초반에 일반적인 조언이나 주제 아이디어를 얻는 정도는 application fraud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신 에세이의 실질적인 내용은 학생 본인 것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요.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까지는 OK, 문장을 대신 써주는 건 NO라는 느낌이죠.
Caltech은 별도의 윤리적 AI 사용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어요. AI 생성기에서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는 건 허용되지 않는 사례로 들었고, 다른 언어로 쓴 에세이를 AI로 번역하는 것도 안 된다고 정했습니다.
이 번역 부분은 한인 가정이 특히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어로 먼저 생각을 정리하고 AI로 영어로 옮기는 건, 적어도 Caltech 기준으로는 금지된 사용이에요.
Notre Dame은 Common App의 Fraud Policy를 그대로 따른다고 밝혔고, Johns Hopkins도 AI가 만든 내용을 자기 글처럼 내면 Common App 정책에 따른 지원 사기로 본다고 해요.
그럼 다른 학교들은 어떨까요? Kaplan이 2025년 11월에 발표한 입학사정관 설문을 보면 그림이 좀 보입니다.
에세이 작성에 생성형 AI 사용을 공식적으로 허용한다는 학교는 2%뿐이었어요. 금지 정책이 있다는 곳은 30%였고, 아예 정책이 없다는 곳이 68%였습니다.
전년 조사와 비교하면 금지는 25%에서 30%로 늘었고, 정책 없음은 72%에서 68%로 줄었어요. 조금씩 규칙을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거죠.
같은 설문에서 입학사정관의 50%는 에세이에 AI가 쓰이는 흐름에 부정적이라고 답했어요. 호의적이라는 응답은 14%에 그쳤고요.
저는 이 숫자가 꽤 의미 있다고 봐요. 정책이 없는 학교라고 해서 AI 글을 반긴다는 뜻이 절대 아니라는 거니까요.
그럼 AI 탐지기로 다 잡아내냐, 이것도 많이들 궁금해하시는데요. 학교마다 쓰는 도구나 방식이 공개돼 있지 않아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사정관들은 한 학생의 서류 전체를 같이 봐요. 추천서, 활동 설명, 다른 짧은 에세이와 톤이 확 다르면 그게 더 눈에 띄는 법이죠.
개인적으로는 탐지에 걸리느냐보다 글이 밋밋해지는 게 더 큰 손해라고 생각해요. AI가 다듬은 문장은 매끈한데, 이상하게 다 비슷하게 읽히거든요.
그래서 조카한테는 이렇게 전해달라고 했어요. 지원하는 학교마다 admissions 사이트에서 "AI policy"를 먼저 검색해 보라고요.
정책이 있으면 그걸 따르면 되고, 없으면 Common App 기준, 즉 내용은 100% 내 것이라는 선을 지키면 됩니다.
그리고 AI를 쓸 거면 "질문하는 용도"로만 쓰는 게 안전해요. 이 문단이 무슨 말인지 잘 전달되는지, 어디가 헷갈리는지 물어보고 고치는 건 내가 하는 식이죠.
초안 버전을 날짜별로 저장해 두는 것도 추천해요. Google Docs 버전 기록만 남겨둬도 내가 직접 썼다는 과정이 그대로 보이니까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를 의심하기보다 같이 학교 정책을 읽어보는 게 훨씬 나아요. 규칙이 학교마다 다르다는 걸 아이도 생각보다 잘 모르더라고요.
사실 저는 AI를 무조건 막는 것도 현실적이진 않다고 봐요. 이미 아이들 일상 도구가 됐으니까, 어디까지가 공정한지 선을 분명히 알려주는 게 어른들 몫이겠죠.
정책은 매년 바뀔 수 있으니 원서 내기 직전에 한 번 더 확인하세요. 저라면 마감 2주 전쯤 지원 학교 리스트를 놓고 하나씩 체크해 보겠습니다.
결국 사정관이 읽고 싶은 건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그 학생의 목소리예요. 조금 서툴러도 내 이야기인 글이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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