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도는 잡을 줄 알았거든요.
비기기만 해도 32강 직행이었는데,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기는커녕 조심스럽게 경기하다가 결국 0대1로 졌습니다.
축구에서 "비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면 꼭 이런 일이 생깁니다.
결국 자력 진출 기회를 날려버렸고 이제 다른 나라 경기 결과를 보면서 숨막히게(?) 매 경기 응원하면서 기다리는 처지가 됐습니다.
축구팬인 저로서는 정말 열받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후반에 투입한 이유가 상대 체력이 떨어진 뒤 승부를 보려는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무 효과도 없었습니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는 남아공전 전까지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90% 안팎으로 예상했다고 하네요.
승점 1점만 추가하면 거의 확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패배 이후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거기다 다른 조에서도 예상 밖 결과가 계속 나왔습니다.
어제 뜬금없이 에콰도르가 독일을 잡는 이변이 나왔고, 여러 조의 3위 팀들이 승점 4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32강 꿈은 위태위태 합니다.
현재 한국은 승점 3점, 골득실 -1입니다.
이제 G조 L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네요. 우리보다 성적이 낮은 3위 팀이 최소 3개 이상 나와야 32강에 올라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말 답답한 건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월드컵은 원래 내 힘으로 올라가는 무대인데 이제는 다른 나라를 입막고 응원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리고 LA 살면서 가끔 축구장가서 직접 보는 손흥민이 더 안타깝습니다.
손흥민은 MLS 이적 당시 월드컵을 최고의 몸 상태로 준비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는 벤치에서 시작하다 팀이 0대1로 뒤진 뒤에야 투입됐다고 하네요.
물론 패배를 손흥민 한 명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승부를 걸지 못한 홍명보 감독의 전술은 팬들의 아쉬움을 살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아직 끝난 건 아니라고 하네요.
남은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극적으로 32강에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합니다. 만약 진출한다면 시애틀에서 이집트나 벨기에를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네요.
하지만 솔직히 팬들이 원했던 건 경우의 수 계산이 아니었습니다. 남아공 정도는 시원하게 이기고 당당하게 32강에 오르는 모습이었죠.
이제 뭐 별수 있나요.
남은 경기 보면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주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만큼은 정말 축구의 여신이 대한민국 편을 들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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