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달라스에 사는 사람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이니까 공화당에 가까운 편입니다.
작은 정부, 낮은 세금, 기업 활동의 자유 같은 보수적 가치를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보면서 솔직히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이건 단순한 패배가 아닙니다. 공화당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감당해야 할 정치적 재앙에 가깝습니다.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고 하원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아직 모든 의석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이 상원에서 최소 54석을 확보했다는 집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민주당이 거둔 대승이 떠오를 정도입니다.
그때는 금융위기와 이라크 전쟁이라는 분명한 악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화당이 스스로 만들어 낸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물가를 잡겠다던 약속은 어떻게 됐습니까.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던 이야기는 어디로 갔습니까.
트럼프 임기 시작하면서 부터 매일같이 시작된 관세와 이민정책을 둘러싼 혼란은 또 어떻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모든 정책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경 통제나 미국 제조업 보호처럼 공감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이 맞는 것과 실제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그 차이를 냉정하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더 큰 문제는 2028년입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되찾으려면 민주당 의석을 여러 개 빼앗아야 합니다.
그런데 2028년에 선거를 치르는 민주당 현역 의원 상당수는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메릴랜드 같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 있습니다.

위의 지도 보면 네바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같은 경합주에서 승리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충분할지는 의문입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감을 얻어서 그동안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지역에 적극적으로 돈과 인력을 투입할 겁니다.
2028년도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석을 되찾기는커녕 추가로 빼앗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충격을 받은 곳은 바로 텍사스입니다 ㅎㅎㅎ.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가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승리했고, 지나 히노호사는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꺾었습니다.
그것도 간신히 이긴 선거가 아닙니다.
탈라리코는 켄 팩스턴을 두 자릿수 퍼센트포인트 차이로 앞섰고, 히노호사 역시 애벗을 상당한 격차로 이겼습니다.
부지사와 법무장관을 비롯한 주요 주 단위 선출직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습니다.
텍사스는 단순히 공화당이 조금 유리한 주가 아닙니다. 수십 년 동안 공화당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곳입니다.
그런데 그 기반이 한 번의 선거로 크게 흔들렸습니다.
물론 텍사스가 이제 완전한 민주당 텃밭이 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공화당 지지층은 여전히 두텁고, 한 번의 선거 결과가 앞으로의 모든 선거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텍사스는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40명을 가진 주입니다.
공화당이 2028년 대선에서 텍사스를 잃는다면 기존의 승리 공식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게 가장 골아픈거라고 봅니다. 물론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치판도는 볼 줄 안다고 자부합니다.
공화당은 그동안 텍사스를 당연히 이기는 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텍사스에서도 선거운동에 막대한 돈을 써야 할지 모릅니다.
민주당은 그만큼 다른 경합주에 집중할 여유가 생길 수도 있고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은 자기 지지층을 열광시키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중도층과 무당파 유권자들까지 설득해야 합니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이 그 부분에서 크게 실패했다는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려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것이 실제 노선 변화인지, 2028년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밴스가 차기 대선을 생각한다면 트럼프의 정치적 유산을 어디까지 계승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트럼프의 지지층은 필요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등을 돌린 유권자들도 다시 데려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화당이 이번 패배를 단순히 언론 탓이나 민주당의 선거 전략 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보수주의가 살아남으려면 자기반성이 필요합니다.
공화당이 진짜 지켜야 할 것은 트럼프라는 정치인 한 사람이 아니라, 작은 정부와 개인의 자유, 책임 있는 재정 운영이라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달라스에서 이번 선거를 지켜보며 든 생각은 하나입니다.
텍사스마저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도 공화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2028년에는 지금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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