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닉스 날씨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반년은 천국, 반년은 사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지 주민들도 피닉스에는 크게 두 계절만 있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합니다. 바로 사람 살기 좋은 계절과 에어컨 없이는 버티기 힘든 폭염의 계절입니다.
먼저 봄인 3월부터 5월은 피닉스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낮 기온은 보통 70~90°F(약 21~32°C) 정도로 매우 쾌적하고 하늘은 거의 매일 맑습니다. 습도가 낮아 햇볕 아래 있어도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시기에는 야외 산책, 하이킹, 골프, 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 경기가 열리는 시즌이라 미국 전역에서 야구팬들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다만 5월 말이 되면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면서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피닉스의 진짜 모습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6월은 몬순이 시작되기 전이라 습기조차 거의 없는 건조한 폭염이 이어집니다. 낮 최고기온이 110~115°F(43~46°C)를 넘는 날이 흔하고, 일부 지역은 120°F(49°C)에 근접하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상상하는 더위와는 조금 다른데, 뜨거운 드라이어 바람이 얼굴에 계속 불어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자동차를 야외에 주차하면 핸들이나 안전벨트 버클을 맨손으로 만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7월부터 9월 초까지는 몬순(Monsoon) 시즌이 시작됩니다. 평소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도시지만, 이 시기에는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며 강한 폭우와 천둥번개가 발생합니다.
특히 피닉스를 상징하는 자연현상 중 하나인 하부브(Haboob) 모래폭풍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거대한 모래벽이 도시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은 영화 장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10월과 11월이 되면 피닉스는 다시 살기 좋은 도시로 변합니다. 한여름의 폭염이 사라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야외 식당 테라스가 다시 붐비고 주민들도 공원과 산책로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피닉스의 진짜 새해는 10월"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활 패턴이 달라집니다.
12월부터 2월까지의 겨울은 피닉스가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낮 기온은 대체로 60~70°F(15~21°C) 정도로 한국의 봄날과 비슷합니다. 눈이나 얼음 걱정을 할 필요가 거의 없고, 두꺼운 겨울 코트를 입을 일도 드뭅니다. 이 시기에는 미국 북부와 캐나다에서 추위를 피해 내려오는 은퇴자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골프장과 리조트가 가장 바쁜 시즌을 맞습니다.
결국 피닉스 날씨의 핵심은 "여름만 견디면 나머지 계절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이 싫고 맑은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환경일 수 있지만, 사막 폭염에 대한 적응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피닉스로 이주를 고려한다면 겨울에만 방문하지 말고 가능하면 여름도 한번 경험해보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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