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이엔이 작은 도시처럼 느껴질 때마다 지도를 펼쳐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주변에 제법 쓸만한 도시들이 꽤 가까이 붙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샤이엔의 진짜 장점 중 하나는 이 위치다.
와이오밍 남동쪽 끝에 자리 잡아 콜로라도와 맞닿아 있어서, 반경 100마일 안에 여러 도시들이 있고 생활 반경이 의외로 넓다. 샤이엔을 선택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오래 이 도시에 머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접근성이다.
먼저 라라미(Laramie, WY)는 샤이엔에서 서쪽으로 42마일 거리에 있다. I-80 West를 타면 45분 안에 닿는다. 와이오밍 대학교(University of Wyoming)가 있는 대학 도시로, 인구는 샤이엔보다 적지만 캠퍼스 분위기 덕분에 카페, 서점, 아트 갤러리 같은 곳이 잘 갖춰져 있다. 와이오밍에서 4년제 대학교가 있는 유일한 도시라 문화적으로 조금 다른 느낌이 난다.
주말에 기분 전환 겸 드라이브로 라라미를 찾는 샤이엔 주민들이 꽤 있고, 대학 풋볼 시즌에 경기 보러 가는 사람들도 많다. 라라미 다운타운에는 아기자기한 로컬 레스토랑들도 있어서 점심 먹고 오기도 좋다.
포트 콜린스(Fort Collins, CO)는 샤이엔에서 남쪽으로 41마일, 40분이면 간다. I-25 South를 타면 콜로라도 경계를 넘어 금방 도착한다. 포트 콜린스는 콜로라도 주립대학교(Colorado State University)가 있는 도시로, New Belgium Brewing을 비롯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로 유명하다. 쇼핑 환경도 샤이엔보다 훨씬 다양하고 레스토랑 선택지도 많다. 한인들이 쇼핑이나 외식할 때 포트 콜린스로 내려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 장보기나 외식은 포트 콜린스에서도 충분히 해결된다.
그릴리(Greeley, CO)는 샤이엔에서 50마일 거리다. 포트 콜린스보다 조금 더 남동쪽에 있는 도시로, 북부 콜로라도의 주요 상업 도시 중 하나다.
대형 마트와 쇼핑 센터들이 잘 갖춰져 있고, 농업 지역 중심이라 식료품 관련 업체들이 발달해 있다. 포트 콜린스만큼 대중적으로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가격 경쟁력 있는 쇼핑을 원한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하다. 그릴리에는 노던 콜로라도 대학교(University of Northern Colorado)도 있어서 대학 도시 특유의 활기가 있다.
덴버(Denver, CO)는 샤이엔에서 97마일 남쪽이다. I-25 South를 타면 1시간 30분에서 1시간 45분 걸린다. 덴버는 콜로라도의 대도시로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다. 덴버 국제공항(DEN)이 샤이엔에서 약 100마일 거리인데, 샤이엔 지역 공항(CYS)보다 덴버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항공편 선택지가 비교할 수 없이 다양하고 요금도 경쟁적이다. 한인 마트, 한인 식당, 한인 커뮤니티가 제대로 갖춰진 곳도 덴버다. 샤이엔에 사는 한인들이 한국 식재료를 구하러 덴버로 내려가는 건 거의 정기 행사처럼 되어 있다. 케이팝 공연, 한국 영화 상영, 한인 문화 행사도 대부분 덴버에서 열린다.
이렇게 보면 샤이엔이 고립된 섬 같은 곳이 아니라는 게 보인다. 서쪽으로 라라미, 남쪽으로 포트 콜린스와 덴버라는 배후 도시들이 있다.
조용한 생활을 원하면서도 필요할 때 도시의 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것, 그게 샤이엔이 가진 위치의 진짜 가치다.
한국 식재료 구입, 대형 공항 이용, 다양한 외식과 쇼핑까지 모두 1-2시간 드라이브로 해결할 수 있다.
샤이엔에 처음 이사 올 때 걱정했던 불편함들이 실제로는 생각보다 훨씬 적다는 걸 살다 보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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