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빙에서 조심해야 할 모기와 West Nile 바이러스 - Irving - 1

텍사스에서 몇 년 살아보면 날씨만큼 적응해야 하는 게 벌레다.

한국에서도 여름이면 모기가 있지만 텍사스는 더위가 길다 보니 벌레와 씨름하는 기간도 길다.

어빙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모기를 그냥 귀찮은 벌레 정도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어빙시는 Dallas County와 텍사스 보건당국 등과 협력해 모기 개체와 West Nile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실제로 감염된 모기가 발견되면 지역에 따라 방역 작업이 실시되기도 한다. 그러니 시에서 모기 때문에 괜히 유난을 떠는 게 아니다.

어빙 주변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House Mosquito뿐 아니라 Asian Tiger Mosquito 같은 종류도 산다. 특히 Asian Tiger Mosquito는 몸에 흰 줄무늬가 있는 녀석인데 낮에도 적극적으로 사람을 문다. "모기는 저녁에만 조심하면 되겠지" 했다가는 낮에 공원 갔다가 다리에 몇 방씩 물려서 돌아올 수 있다.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질병은 West Nile 바이러스다. North Texas에서는 여름철이면 거의 매년 관련 경보나 감염 모기 이야기가 나온다. 대부분 감염자는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지나가지만 일부에서는 고열이나 신경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고령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모기만 있는 것도 아니다. Campion Trail 같은 녹지나 강 주변을 걷고 자전거를 타다 보면 진드기에도 노출될 수 있다. 텍사스에서 진드기는 Rocky Mountain spotted fever를 비롯한 여러 질환을 옮길 수 있다. Lyme disease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텍사스에서는 미국 북동부나 중서부 일부 지역보다 발생 위험이 훨씬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진드기를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공원에서 운동할 때 이것 하나는 기억해두면 좋다고 본다. 풀이 무성한 곳으로 굳이 들어가지 말고 가능하면 트레일 중앙으로 걷는 것이다. 집에 돌아온 뒤에는 다리와 발목, 허리 주변처럼 진드기가 붙기 쉬운 곳을 한번 확인하면 된다. 강아지를 데리고 다녀왔다면 사람만 볼 게 아니라 강아지 털도 확인해야 한다.

벼룩도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에서는 골칫거리다. 한번 집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 몇 번 물리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카펫이나 침구까지 관리해야 해서 일이 커진다. 정기적인 반려동물 벼룩·진드기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모기 대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빙에서도 흔히 강조하는 게 이른바 4D다. Dawn과 Dusk, 즉 새벽과 해질 무렵 모기가 활발한 시간대를 조심하고, Dress는 긴소매와 긴바지로 피부 노출을 줄이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DEET 같은 EPA 등록 방충제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 주변을 한번 둘러봐야 한다. 화분 받침이나 양동이, 장난감, 배수구처럼 물이 조금이라도 고여 있으면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며칠에 한 번씩 고인 물만 비워줘도 도움이 된다.

텍사스에서 여름을 보내면서 벌레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모기 한 마리 때문에 야외활동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방충제 바르고, 고인 물 없애고, 공원 다녀온 뒤 몸 한번 확인하는 정도만 습관을 들여도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생활습관이 어빙의 긴 여름을 훨씬 편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