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패소 날씨 이야기를 하면 일단 여름에 덥습니다.
그런데 일 년 내내 반팔 입고 사는 도시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틀립니다.
엘패소는 해발 약 3,700피트, 1,100m가 넘는 지역이라 여름과 겨울 날씨가 다릅니다.
가장 더운 시기는 6월부터 8월입니다. 6월 평균 최고기온이 약 96°F, 섭씨 36°C 정도이고 7월에도 95°F 안팎입니다.
한낮에는 100°F, 약 38°C를 넘어가는 날도 흔합니다. 이때는 실내에서 에어컨 없이 생활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국 여름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서울에서 32°C인데 습도가 높은 날 밖에 나가면 옷이 몸에 달라붙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잖아요.
엘패소는 38°C가 넘어도 그늘에 들어가면 느낌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건조해서 별로 안 덥다"는 아닙니다. 햇볕 아래에서는 살이 따갑다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사막답게 한여름 밤에도 에어컨 없이 잘 수 있을 정도로 시원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겨울은 1월 평균 최고기온은 약 58~60°F, 섭씨 14~16°C 정도입니다.
낮에 햇볕이 좋으면 가벼운 재킷 하나로 다닐 만한 날도 많습니다. 하지만 해가 떨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평균 최저기온은 30°F대 중반까지 내려가고 영하로 떨어지는 날도 있습니다. 이게 아주 사람잡게 추운 날씨입니다.
그러니까 엘패소로 이사 온다고 겨울옷을 버리면 안 됩니다.
두꺼운 패딩을 몇 달씩 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아침저녁에는 제대로 된 겨울 재킷이 필요한 날이 분명히 있습니다.
눈도 옵니다. 엘패소의 연평균 적설량은 대략 2~3인치 수준으로 많지 않습니다.
어떤 겨울에는 거의 구경하지 못하고 지나가기도 하고, 한 번 제대로 내리면 도시가 하얗게 변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눈보다 기온이 내려간 뒤 도로가 얼어붙는 경우입니다. 눈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이라 운전할 때는 오히려 조심해야 합니다.
비는 정말 적게 옵니다. 엘패소의 연평균 강수량은 약 9~10인치, 230~250mm 정도입니다.
서울의 연간 강수량이 1,400mm 안팎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건조한지 감이 옵니다.
그렇다고 비가 일 년 내내 조금씩 오는 것도 아닙니다.
비가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시기가 7월부터 9월 사이 북미 몬순 기간입니다.
아침에는 멀쩡하게 해가 떠 있다가 오후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확 쏟아지는 식입니다.
땅이 워낙 건조하다 보니 짧은 시간 강한 비가 내리면 저지대 도로나 배수가 좋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엘패소 날씨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고르라면 역시 햇빛입니다. 일조량이 워낙 많아서 며칠씩 흐리고 축축한 날씨가 이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대신 선글라스와 선크림은 생활용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결국 엘패소 날씨는 여름에는 뜨겁고, 겨울밤에는 의외로 춥고, 비는 매우 적고, 눈은 가끔 오는 전형적인 고지대 사막기후입니다.

SunnyForest74
Oce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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