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세탁소나 델리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카드 결제기가 먹통이 되고, 컴퓨터 화면에 알아볼 수 없는 영어 경고문이 뜬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실제로 이런 일이 매일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랜섬웨어라는 놈이 시스템을 통째로 잠가버리고, 풀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겁니다. 액션 영화에서나 나오던 이야기가 이제는 동네 가게 이야기가 됐어요.
여기서 다들 착각하기 쉬운 게 있습니다. 해커들이 대기업만 노릴 거라는 생각인데, 실상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전체 사이버공격의 43퍼센트가 스몰비즈니스를 겨냥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왜 하필 작은 가게냐고요. 답은 간단합니다. 대기업은 보안팀이 따로 있고 예산도 두둑하지만, 동네 가게는 사장님 혼자 계산도 하고 재고도 관리하고 컴퓨터도 만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방범창은 튼튼하게 달아놓아도 온라인 문단속은 허술한 셈이죠.
오래된 포스기, 몇 년째 업데이트 한 번 안 한 컴퓨터, 손님용과 사무용을 같이 쓰는 와이파이까지 겹치면 해커 입장에서는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셈입니다. 한인 마켓이나 식당, 미용실처럼 현금과 카드 결제가 뒤섞이는 업종일수록 결제 시스템 하나 뚫리면 손님 카드 정보까지 줄줄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스몰비즈니스가 뚫렸을 때 유독 랜섬웨어 비중이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중소기업 침해 사고의 88퍼센트가 랜섬웨어와 관련돼 있다고 하니, 오히려 큰 회사보다 더 취약하다고 봐도 무리는 아닙니다.
문제는 결국 돈입니다. 몸값을 안 주더라도 복구 작업만으로 직원 백 명에서 이백오십 명 규모 회사 기준 평균 638,536달러가 넘는 비용이 든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웬만한 소상공인은 감당하기 쉽지 않은 규모입니다.
그렇게 한 번 뚫리고 나면 그냥 손해 보고 넘어가는 정도가 아닙니다. 공격을 당한 스몰비즈니스 가운데 19퍼센트는 결국 파산까지 간다는 통계도 있어요. 다섯 곳 중 한 곳 꼴이니 남의 일이라고 웃어넘길 수만은 없습니다.
실제로 소상공인 열 명 중 네 명은 단돈 10만 달러짜리 공격 한 번이면 가게 문을 영영 닫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10만 달러면 큰돈 같지만, 시스템 복구비에 영업 중단, 고객 이탈까지 더하면 순식간에 넘어가는 액수입니다.
그러면 뭘 해야 하느냐, 거창한 얘기는 아닙니다. 비밀번호부터 손님 생일처럼 뻔한 거 말고 제대로 된 걸로 바꾸고, 이중 인증 정도는 걸어두는 게 기본입니다. 결제 데이터는 매일 자동으로 백업되게 해놓고, 그 백업본은 아예 인터넷과 분리된 곳에 따로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직원한테도 이상한 이메일 링크는 절대 누르지 말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말해줘야 합니다. 사고 열에 아홉은 결국 누군가 클릭 한 번 잘못한 데서 시작되니까요. 여유가 된다면 사이버 보험도 한번 알아보시길 권합니다. 자동차 보험 들듯이 말이죠.
무조건 돈 들여 전문 업체부터 불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연방 중소기업청이나 사이버보안 인프라 보안국 같은 곳에서 스몰비즈니스용 무료 체크리스트와 교육 자료를 꾸준히 내놓고 있으니, 시간 날 때 한 번쯤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운타운 걷다 보면 오늘도 문 연 가게가 있고, 어제까지 있다가 셔터 내린 가게도 눈에 띕니다. 장사가 안돼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면 컴퓨터 한 대 뚫려서 그리 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니 남 일 같지가 않습니다.
거창한 시스템 갖추라는 말이 아닙니다. 딱 오늘 하루, 비밀번호 하나 바꾸고 백업 한 번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시죠. 문단속은 자물쇠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이제는 다들 알아야 할 시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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