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할로윈 사진 한 장을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아이들 셋이 농심 컵라면 포장 그리고 삼각김밥으로 변신해 있는데, 이건 마트에서 사온 할로윈 코스튬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한 아이는 컵라면 젓가락 처럼 보이고, 다른 아이는 검은색 삼각 깁밥 처럼 만들어 놨습니다. 옆에는 빨간색 너구리 컵라면으로 변장한 아이도 있어요.
포장지에 들어가는 글씨며 그림이며 색깔까지 제법 그럴듯합니다. 아이들 얼굴에는 이모티콘이 붙어 있지만 자세만 봐도 꽤 신난 것 같아요.
아빠의 비밀병기가 프린터였어요.
그것도 집에서 쓰는 프린터가 아니라 사람이 옆에 서면 작아 보일 정도의 상업 프린트용 대형 프린터입니다.
인터넷에는 "크고 거대한 프린트기"라는 설명까지 붙어 있었는데 이 정도 장비를 다룰 줄 아니까 통째로 출력해서 만드는 게 가능했던 모양입니다.
이쯤 되면 손재주 좋은 아빠에 장비빨까지 제대로 만난 겁니다.

아이들이 "아빠, 올해 할로윈에는 이거 하고 싶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그래? 그럼 진짜처럼 만들어줄게"가 된 것 같아 더 웃깁니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할로윈이 생각보다 큰 행사라는 걸 매년 느끼게 됩니다.
원래 할로윈의 뿌리는 고대 켈트족의 삼하인 축제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이후 기독교 문화와 여러 풍습이 섞였습니다.
그러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계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오면서 지금과 같은 미국식 할로윈 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20세기에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무서운 귀신 이야기만 하는 날이 아니라 아이들이 코스튬을 입고 동네를 돌면서 "Trick or Treat!"을 외치고 사탕을 받는 가족 행사로 자리 잡았죠.
그러더니 이제는 완전히 거대한 소비 시즌이 됐습니다.
8월 방학이 슬슬 끝날때 부터 미국 마트에 가보면 압니다.
입구부터 주황색입니다. 호박이 쌓이고 해골과 유령이 매달리고 사탕은 대용량 봉지로 산처럼 쌓아놓습니다.

아이들 옷만 파는 것도 아니에요. 어른용 코스튬에 집 앞 장식, 조명, 파티용품, 심지어 강아지와 고양이 할로윈 옷까지 나옵니다.
미국소매협회 NRF 조사에서 할로윈 소비액은 이미 연간 1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가 됐습니다.
이제 할로윈은 단순한 전통행사가 아니라 크리스마스 전 미국 유통업체들이 기다리는 중요한 소비 시즌 중 하나가 된 셈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 시대에도 결국 기억에 남는 건 비싼 코스튬이 아닐 때가 많다는 겁니다.
인터넷에서 슈퍼히어로 옷을 주문하는 대신 아빠가 아이 몸 크기를 재고, 대형 프린터까지 돌려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옷을 만들어줬으니까요.
아이들이 커서 이 사진을 다시 보면 아마 할로윈 과자보다 아빠 이야기를 먼저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아빠가 좀 유별났어. 할로윈이라고 우리를 편의점 라면 세트 메뉴로 만들어버렸거든."
이 정도면 할로윈 코스튬이 아니라 아빠가 만들어준 평생 남을 추억입니다.


가문의방광
sunsetforestwalker1932
달마야놀자






RV 사무엘정 아빠 | 
안졸리냐졸려 blog | 
신통방통 신내린 제임스박 | 
International Court | 
슈퍼맨 고양이 블로그 | 

영킴이랑 철이 블로그 | 
미국경제 금융 뉴스 | 
캘리포니아 드리머 |
세상에 이런일이있네 |
Generation X |
Komet Park |
Seatea |
Kyo Sho |
Florida King |
East Side |
Adobe 그래픽세상 |
Splendid Mission |
You Only Live Once |
Sunshine Blog |
winter |
Palm 1000 |
axelon47 |
Thunderbird |
vegas mom |
eatontown blo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