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지역번호 415와 628 전화번호 사용지역  - San Francisco - 1

샌프란시스코에 처음 왔을 때 의외로 헷갈렸던 것 중 하나가 전화번호 지역번호였어요.

한국에서는 그냥 휴대폰 번호만 쓰면 되니까 별생각이 없었는데, 미국은 전화번호 앞자리만 봐도 "이 사람 어디 사는구나" 하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415 번호를 많이 봤는데, 어느 날부터는 628도 자주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건 다른 도시 번호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둘 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용하는 번호였습니다.

415는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원조 지역번호라고 보시면 됩니다. 1947년에 미국 전화번호 체계가 만들어질 때부터 사용된 번호라 그런지, 오래 사신 분들은 아직도 415에 애착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실제로 현지 사람들끼리도 "415는 진짜 샌프란시스코 번호"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몇 번 들었습니다. 마치 오래된 동네의 상징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인구도 늘고 휴대폰도 많아지고, 회사 전화나 인터넷 전화까지 생기면서 415 번호가 거의 다 사용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5년에 새롭게 추가된 번호가 바로 628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628이라고 해서 다른 도시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415와 똑같이 샌프란시스코와 마린카운티 일부에서 함께 사용하는 번호입니다. 쉽게 말하면 같은 동네인데 전화번호 앞자리만 하나 더 생긴 거죠. 그래서 요즘 새로 번호를 만들면 628을 받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628이면 오클랜드인가?" 하고 혼자 짐작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그냥 415 번호가 부족해서 생긴 새 번호였습니다.

예전에는 같은 지역번호끼리는 전화번호 뒤 7자리만 눌러도 통화가 됐다고 하던데, 지금은 꼭 지역번호까지 포함해서 10자리를 모두 눌러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병원에 전화하면서 습관처럼 번호만 눌렀다가 연결이 안 돼서 "전화기가 고장 났나?" 하고 한참 헤맸던 기억도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만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베이 에어리어 전체를 보면 지역마다 번호가 조금씩 다릅니다. 실리콘밸리 쪽은 408이나 669를 많이 쓰고, 오클랜드와 버클리는 510, 산마테오는 650, 나파나 소노마는 707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베이 에어리어인데도 지역번호만 보면 어느 동네인지 대충 감이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스마트폰 덕분에 전화번호를 외울 일도 거의 없고, 저장된 이름만 누르면 되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새 번호를 만들거나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지역번호를 선택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장사를 하거나 작은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분들은 아직도 415 번호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래된 지역번호라 그런지 지역 주민들에게 더 익숙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래 자리 잡은 업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물론 628도 같은 지역번호이기 때문에 기능적으로는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이런 걸 보면 미국은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전화번호 앞자리로 특별한 의미를 두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여기서는 지역번호 하나에도 그 도시의 역사와 분위기가 담겨 있는 느낌입니다. 저도 이제는 415 번호를 보면 "아, 샌프란시스코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고, 628 번호를 봐도 "같은 동네 번호네." 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처음엔 별거 아닌 줄 알았던 숫자 두 개가, 어느새 샌프란시스코 생활의 작은 일상이 되어버렸네요.